[자료_먹거리불평등2]가난한 밥상, 풍성하지만 영양은 결핍

2013-08-06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부터 2~3년 주기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건강행태, 결식, 영양섭취, 만성질환 등의 현황과 추이를 소득별, 연령별, 지역별 등으로 제시하는 대표적인 국민건강통계 자료이다. 이 글은 가장 최근에 보고된 제5기 2차년도(2011)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에 따른 먹거리 양극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소득에 따른 결식률 차이 없고, 20대의 결식 심각

요즘 시대에 가난때문에 밥을 굶는 다는 이야기는 듣기 쉽지 않다. 60,70년대를 살아온 분들의 먼 과거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그만큼 우리는 양적으로 풍요로워졌다. 물론 아직도 우리 주변에 굶는 사람은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결식아동은 2012년 현재 약43만명에 달하고, 10~20대의 아침결식률은 30%를 웃돈다. 결식아동의 집계는 정부의 아동급식정책의 대상자 선정 범위에 따라 달라지는데 2004년 23만명보다 약 2배 이상 늘었고, 무상급식 시행이전에 학교에서 실시한 결식아동 지원대상은 90만명이 넘는다. 아무리 양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고 해도 우리사회 약자들에게 굶주림은 끝나지 않는 문제이다.


<아침결식률-2011 국민건강영양조사>



2011년 통계를 보면 결식은 소득간의 격차보다 세대간의 격차가 더 큰 문제로 나타난다. 소득에 따른 아침 결식률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연령으로 보면 10대와 20대가 무려 30%를 넘는 수치를 보인다.  특히 20대의 결식이 심각하다.  2011년이 30%대이지만 그 전에는 대체로 45~40%대를 유지했다. 즉 20대 절반은 아침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자는 “나도 아침을 잘 먹지 않는다. 그것은 개인의 생활습관이다”라고 말할수 있다. 충분히 그런 요인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평균보다 2배에 달하는 결식을 단순히 개인의 생활습관요인에 의한 것이라 말하기는 수치가 높다. 또한, 생활습관이라 하기 어려운 점심결식률을 보면 전체 평균은 6.4%, 30~40대, 50~60대 모두 5% 수준이지만, 20대이 경우 12.3%이다. 이렇게 20대의 결식률이 뚜렷이 높은것은 청년실업,  저임금 노동(아르바이트)등 소위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 했을 것으로 보인다.

가난할 수록 필요영양섭취 비율 낮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에너지 섭취비율은 평균 98.9%이다. 주요 영양성분 중 단백질, 철, 비타민A, 티아민, 리보플라빈, 나이아신,비타민C의 섭취량은 권장 섭취량의 100%를 넘어서서 양호한 편이지만 칼슐은 평균적으로도 권장 섭취량의 72%로 낮을 비율을 보인다. 권장량보다 섭취량이 낮은 영양섭취부족자(에너지 섭취량이 필요량의 75% 미만이면서, 칼슘, 철, 비타민A, 리보플라빈의 섭취량이 평균필요량 미만)는 남성보다 여성이 2배 가량 높고, 세대별로는 10대,20대, 60대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가구소득이 낮을 수록 영양섭취부족자의 비율이 높아 소득에 따른 먹거리불평등 양상이 나타났다. 앞서 소득별 결식률의 차이는 없었지만 먹는 질(영양측면)에서는 가난할 수록 질이 낮음이 통계적으로도 나타났다.


<영양섭취부족자 비율-2011국민건강영양조사>

식품군별로 살펴보면 저소득층이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처인 백미 등 곡류를 제외하면 육류, 어패류, 두류, 채소류, 과일류 등의 섭취가 낮음을 알수 있다. 특히, 신선식품인 채소류, 과일류, 어패류 등에서 소득간 차이가 뚜렷이 나타났는데 이는 앞서 이야기한 소득간 영양섭취부족비율의 격차와도 동일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소득이 낮을수록 먹거리의 질이 떨어짐을 쉽게 짐작해 볼수 있다.



<소득별 신선식품섭취량-2011국민건강영양조사>

영양소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에너지, 단백질, 칼슘, 철의 경우 소득이 낮을 수록 권장 필요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소득 하위 25%는 그 비율이 가파르게 높아 이들 계층에 대한 먹거리 질의 확보를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득별 영양소섭취 부족비율-2011국민건강영양조사>


소득이 낮을수록 여성비만율 높고, 운동량도 적어

미국의 경우 가난한 사람들의 비만문제가 심각하다. 고열량 저영양의 저가식품을 주로 먹고 휘트니스 같은 곳을 이용한 돈도 없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미국형 비만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편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건강통계를 보면 소득이 낮을 수록 운동을 하는 비율이 낮고, 비만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소득에 따른 차이가 없었지만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의 경우 소득이 낮을수록, 남성의 경우 소득이 높을수록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건강행태를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저소득에서 흡연율, 고위험음주율이 높았으며, 우울증도 높게 나타났다.

<소득별 비만유병율-2011국민건강영양조사>


<소득별 근력운동실천율-2011국민건강영양조사>


이를 종합해보면, 과거 밥을 굶는 문제가 심각했지만 지금은 못먹는 문제도 있지만,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문제가 소득간 격차가 크게 나고 있다. 가난한 이의 밥상과 부자의 밥상에 차이가 있고 이는 필수적인 영양소 섭취의 문제, 그에 따른 건강의 문제, 사회활동 등으로 연결되어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난한 이들은 운동할 여유나 돈이 없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고, 삶의 스트레스와 주변환경에 의해 흡연, 음주 등 나쁜 건강행태를 보이고 있다. 또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심각한 우울증상은 최근 임대아파트에서의 연속적인 자살소식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볼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는 먹거리 양(결식), 영양적 측면만 조사되어 먹거리 안전, 위험의 문제를 살펴볼 수 없는 한계가 있집만 소득에 따른 먹거리 불평등을 통계적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아직 먹거리정의, 먹거리불평등의 개념이 익숙하지 않지만 누구나 건강한 먹거리를 먹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먹거리와 관련환 각종 정책을 먹거리 정의의 관점으로 살펴보고 개선하는 운동은 꼭 필요한것 같다. (끝)

* 환경정의연구소 고정근 kjk@old.e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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