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올해의 환경책] 사시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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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아야 할 농촌의 사시사철

 

사시사철 | 최용탁 지음 | 삶이보이는창 | 2012년 4월 | 11,000원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최용탁은 농부다.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농사지으며 시와 소설을 쓴다는 걸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어쩌면 오히려 쉬울지 모른다. 물론 대부분의 농부들은 고개를 완강하게 흔들고 글 쓸 엄두를 내려 하지 않겠지만 대부분의 도시인도 마찬가지다. 농민이 문단의 시인이나 소설가라면 어떨까. 그는 땅에서 몸으로 생활하지 않던가.

농민의 자식이지만 소설을 쓰겠다고 도시로 진학했던 젊은이는 술만 마셨다. 도시의 문학에서 그 순수성을 찾을 수 없어 그랬는지 모르는데, 다시 농촌으로 돌아온 최용탁은 지금 농사를 진다. 그러면서 자신의 일상을 쓴다. 소설로, 수필로, 때로 시로. 한데 도시의 우리들은 그의 글에서 재미를 느낀다. 어려서 농사를 지어본 적 있는 이, 부모가 농사짓는 모습을 본 이들은 감동한다. 혼자 읽기 아깝다.

농민을 “반쯤 분노로 반쯤 절망으로 살아가”도록 만든 자들이 어디에 많을까. 아무래도 정부 여당 쪽, 그 중에 땅보다 경제라는 신기루를 쫓았던 정치 세력일 텐데, 과거 치도곤을 당했던 걸까? 농민들은 투표를 하지 않으면 큰 죄라도 지은 듯 전전긍긍한다. 경험상 집권하면 소외할 게 뻔한, 바로 정당의 후보에 표를 던지려하는 동네 주민들을 기권할 수밖에 없게 최용탁은 꾀를 썼는데, 무참하게 실패했다. 무슨 영화를 얻자고 농민을 저버릴 게 분명한 자를 여전히 선택한담.

한 알 만? 아니었다. 세알을 모두 파먹는 비둘기를 피하려 모종을 심었지만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르는 산토끼가 파릇한 싹을 먹어치웠다. 그래서 묶어 놓은 개는 콩을 지켰을까? 최용탁에게 물어야겠다. 남들보다 억센 힘과 자세로 땅을 늘려가던 두 농부가 먼저 세상을 뜨는 농촌에서 누가 주인 행세를 하나. 농약이 난무하니 자연의 생물은 아니다. 농사를 모르는 땅주인이다. 그래서 농촌은 펜션으로, 농공단지로 서서히 몰락해간다.

세 명의 자녀와 처, 그리고 부모가 한 집에서 살며 농사로 버티는 집은 농촌이라고 쉽지 만나기 어렵다. 돈벌이를 위해 고추 농사를 지어보지만, 다수확품종으로 유전자를 획일화시켜 그런지 약간의 환경변화에도 맥을 못 춘다. 양봉도 쉽지 않다. 극도로 획일화된 애벌레들이 순식간에 죽어나가는 질병이 만연한 탓인데, 포도와 같은 과수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다양성을 잃은 농촌에서 이익은 농약회사가 챙겨간다. 가격을 슬금슬금 올려 경작비의 상당 부분을 갈취하는 농약은 땅과 농부의 건강을 좀먹는데, 농기계에 몸을 망치는 농부도 적지 않다. 그런 줄 알면서 피하지 못하는 농촌을 누가 알아주랴.

비탈진 과수원에 사다리 작업하다 넘어져 인공관절을 한 농민들 재배한 농산물에 도시의 소비자들이 푸념할 자격이 있을까. 쌀이 남아돈다고 정부미에 맹독성 농약으로 훈증하는 정부는 돼지에게 줄지언정 북한에 제공할 수 없다고 버틴다. 농민이므로 분노할 수밖에 없는 최용탁의 《사시사철》은 여러모로 도시의 소비자들을 건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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