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선정] '환경을 읽는 또 다른 방법' 만화부문 -먼지 없는 방, 사람냄새, 우리 마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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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억압하는 두 개의 힘, 자본과 국가권력

 

 

망가의 나라 일본. 일본에 갔을 때, 동경 시내에 있는 만화 전문점에 간적이 있다. 지하였는데, 우리나라의 웬만한 큰 슈퍼 크기였다. 우리의 서점처럼 서서 만화를 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하철에서도 만화를 보는 어른들을 볼 수 있었다. 지브리 박물관에도 갔었다. 그때가 2006년도였는데 아직도 그 건물과 전시물이 생각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이런 토양을 가졌기 때문에 ‘나우시카의 계곡’같은 명작들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마을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보는 일본 만화가 아니다. 사회성이 짙은 작품이다.

 

스탈린은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단순한 통계치다.’라는 섬뜩한 말을 했다고 한다. 국가 권력을 가진 자가 얼마나 사람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지 알 수 있는 말이다. 지금 권력을 가진 자들은 스탈린과 얼마나 다를까? 정말 권력자들은 국민을 하늘같이 생각할까? 아니면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할까? 얼마 전 전두환 씨가 새로 개장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후 백삼십만 원대 술을 하사해서 맛있게 먹었다는 기사를 SNS에서 봤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사람이 이런 돈을 쓸 수 있을까? 더 화가 나는 것은 미납추징금이 1673억에 이른다는 것을 기억나게 했기 때문이다. 정권말기인 지금 측근비리가 터지고 있는데 정권이 야당으로 바뀌면 또 어떤 쇼를 보게 될까? 기대된다.

 

일본 산리즈카에 농사를 지으면서 평화롭게 살던 농민들은 갑자기 자기가 살던 땅을 떠나라는 정부의 강제집행 소식을 듣는다. 땅굴을 파서 그 밑에서 저항하고 나무에 쇠사슬로 묶는 투쟁을 했지만 마을은 강제수용 된다. 이런 고통 속에 세워진 나리타공항의 목적 중에 하나는 베트남으로 향하는 전투기를 이착륙시키기 위한 것도 있다. 이것은 국가권력에 의한 무자비한 만행이다. 폭력적 개발토건주의가 판을 치는 것이 일본과 우리는 많이 닮아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4대강과 강정마을 사건과 어찌나 비슷한지!

 

국가권력에 의한 억압은 자본과도 연결되어 있다. 두 만화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사람냄새’와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 먼지 없는 방’은 자본이 우리를 어떻게 억압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삼성신화, 삼성공화국 등 삼성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기업이 됐다. 삼성이 망하면 우리도 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까? 시민들은 이건희 회장이 잘못을 했는데 풀려나와도 사람들의 머리에서 곧 잊혀 진다. ‘사람냄새’ 삼성반도체에서 딸 유미를 잃은 택시 기사 황상기 씨 위주로, ‘먼지 없는 방’은 남편 황민웅을 유미 씨와 같은 병인 백혈병으로 잃은 정애정씨 위주로 풀어나가지만 둘 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인들은 둘 다 삼성에 취직했다는 것에 감격스러워했을 것이다. 그리고 높은 급여로 남부럽지 않게 생활 하게 되었다고 행복을 느끼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삼성은 자신들을 부유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감히 비판할 수 없는 높은 권력을 가진 존재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런 존재가 자신들을 병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모른척했고, 자신들이 병들어 죽어 가는데도 은폐하려고 하는 위선적인 존재라는 것을 몰랐다. 환자들의 가족을 회유하려고 온갖 야비한 짓을 서슴지 않는 장면을 보면 삼성에 다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나 역시 어느 누구에 이런 감정을 표현할지도 모르고 있다.

 

삼성은 그런 존재였던가? 황유미 씨와 또 다른 피해자 이숙영 씨는 2011년 6월 23일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인정해줬다. 그러나 같은 병으로 150명이 신고가 들어온 상태라고 한다. ‘먼지 없는 방’ 저자 김성희 씨는 마지막에 이런 제목의 글을 썼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신의 이야기’라고. 반도체 회사들은 스스로를 ‘청정산업’이라고 부른다. 이 사건들을 통해 청정사업이 아님을 밝혀졌다.

 

우리 마을 이야기와 이 두 만화는 서로 같은 것을 다른 면에서 보여준다.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과 자본에 의한 폭력이다. 다가올 대선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 두 존재에 대한 견제이어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는 이 만화들은 감히 환경책이라고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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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없는 방

 

김성희 지음 / 보리 / 2012년 4월 / 12,000원

 

정애정 씨는 열아홉 살에 삼성반도체 공장에 들어갔다.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을 했고, 그곳에서 남편 황민웅 씨를 만났다. 둘째아이를 가졌을 즈음에 남편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걸 알았다. 남편은 둘째아이의 출생신고를 손수 마치고 골수이식 수술을 기다리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

 

전자제품에 필수로 들어가는 반도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노동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반도체에 대한 문제를 알리고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해와 연대를 구하는 것이 이 책의 가지는 큰 의미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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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김수박 지음 / 보리 / 2012년 4월 / 12,000원

 

황상기 씨의 딸 유미는 열아홉 나이로 삼성반도체 공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일을 한 지 2년만에 백혈병에 걸렸다. 딸의 병을 치료하면서 같은 병원에서 백혈병에 걸린 삼성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나려고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게다가 딸과 같은 조를 이뤄 일한 동료 직원도 백혈병으로 죽었다. 혹시 딸은, 삼성에서 병을 얻은 것이 아닐까?

 

<사람냄새 :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에서는 한 아버지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리려고 할 때,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장본인인 삼성은 무엇을 외면하고 무엇에 집중하고 있었는지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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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이야기(1~7)

 

오제 아키라 지음 / 이기진 옮김 / 길찾기 / 2012년 3월 / 각권 8,800원

 

<우리마을 이야기>는 일본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했던 민중운동으로 기록되고 있는 나리타공항 반대투쟁을 소재로 한 논픽션 드라마이다. 내 삶이 파괴 되고 싶지 않다는 당연한 바람이 국가주의, 개발주의, 공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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