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영화]온화한 일상(おだやかな日常), 2012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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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일상

이 영화는 지난 2012년 환경영화제에 상영된 영화 중 하나입니다. 당시에 주연배우였던 스기노 키키와 함께 한 GV에도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인들의 삶에 대한 영화인데, 영화의 제목은 긴박한 일상과는 반대되는 제목을 하고 있어서 당시로써는 의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는 영화 속의 등장하는 두 기혼여성이 원전 사고 이후 겪는 이야기들을 담담히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사에코는 아이의 건강이 걱정돼서 마스크를 씌우고 등하교를 시키고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방사능 지수를 체크하고 다닙니다. 이런 사에코를 좋지 않게 보는 주변 사람들이 그녀를 왕따 시키기 시작하죠. 이런 현상은 이 영화 속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봄은 미세먼지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런 그들을 보며 몇몇의 사람들은 '과민한 반응이다.', '그런다고 얼마나 산다고 하냐.' 등 비아냥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미세먼지뿐만아니라 한국을 휩쓸었던 메르스 때도 똑같은 상황이었죠. 자신의 안위를 자신이 생각한다는 데 그것을 비난하는 것이 마땅한 일일지는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지만 여기서는 말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응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보일지라도 현대 사회에서의 위험은 눈에 보이는 유형의 그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넘어갔다는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사상을 함께 이야기 나눠볼 수도 있겠네요.


한편, 사에코의 옆집에 살고 있는 신혼부부 유카코는 방사능 사건 이후에 별다른 삶에 변화가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뉴스에 나오는 보도만 예의주시할 뿐이었죠. 사에코에 비하면 소극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수입산 생선을 사고 싶지만 눈치가 보여 잘 사지 못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그러던 어느 날 아이와 자살을 하려던 사에코를 구함으로써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사에코는 비극적인 현실에 자살이라는 형태로 순응하려 했지만 유카코는 그것을 구해내죠. 그리고 자신의 남편과 그동안 미루던 아이를 가지기로 결심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당시 영화를 보던 저는 아이를 갖고 희망차게 삶을 계획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세대가 태어나 봤자 방사능에 오염된 곳에 태어나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생각했었죠. 특히나 방사능 오염은 더 무섭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엔 인터넷 곳곳에 방사능 피해 사례 등이 자극적으로 떠돌 때였으니까요. 


그러나 영화의 큰 줄기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일상, 즉 우리의 일상은 온화하기만 합니다. 결국 살아갈 뿐인 것입니다. 어떤 위험의 생존자들은 반드시 불행하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그들은 일상을 살아가면 안 되고 비극적이고 처참하게만 삶을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의 삶은 그들의 몫대로 살아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위험들은 당연히 줄어져야 할 것이며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지요. 탈핵운동, 환경운동, 소수자 운동 등 누군가가 일상적으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 그리고 살아가는 당사자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by 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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