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램페이지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유인원 전문가 데이비스는 어릴 때 구조해서 보살펴 온 영리한 알비노 고릴라 '조지'와 특별한 감정을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가스를 흡입한 조지는 엄청난 괴수로 변한다. 조지 뿐 아니라 가스를 마신 악어, 늑대 등이 변이되고 세계는 쑥대밭으로 변한다.
여기서 동물들이 흡입한 '의문의 가스'는 생명체의 특정 유전자를 뒤섞고 변형시켜 혼종을 탄생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생명체의 DNA를 자르고 붙이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하나로 요즘 '유전자 가위', '유전자 편집'(이하 유전자 가위)로 소개되는 기술 중 하나이다. 누군가에게는 낯선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유전자 가위'는 무엇일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유전자 가위?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제거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기술을 말한다. 즉,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다른DNA로 변경하는 짜집기 기술을 말한다. 유전자 가위는 1,2,3세대가 존재하는데 현재는 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CRISPR)가 개발, 연구 중이다. 크리스퍼는 1,2세대에 비해 만들기 쉽고 가격이 저렴해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며 연구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구조를 가짐으로 세포 안으로 부드럽게 들어가는 특성을 가지지만 시스템 오작동에 대한 대비가 없어 여차하면 엉뚱한 곳을 자르는 대참사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유전병, 항암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여지가 높은 것으로 보이며 관심과 연구가 집중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유전자 가위 기술은 어떻게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을까?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뇌염은 이제 사라질 수 있나?

많은 연구자들은 질병을 옮기는 곤충을 없애거나 질병을 옮기는 기능 자체를 없애버리는데 유전자 가위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이미 지카 바이러스, 말라리아, 뇌염 등을 옮기는 모기를 멸종시킬 수 있는 유자전자 드라이브 기술은 실험실 수준에서는 확보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은 DNA의 특정 부분을 유전자 가위로 자른 뒤 원하는 기능의 유전자를 붙인 뒤 다음 해당 생물종에 유전체를 심으면 생식과 번식을 반복하며 특정 유전자가 전체에 퍼지는 원리이다.
인간에게 유해한 쥐도 사라지는가?

UC샌디에이고 연구팀은 페스트나 각종 질병의 매개체인 시궁쥐, 집쥐 등 설치류를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구축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유전법칙으로는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비율은 50%이지만 연구팀의 기술은 암컷 생쥐의 변이된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비율이 73%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호주 캔버라 국립대 게탄 버지오 유전학 교수를 비롯한 또 다른 유전자 가위 연구자들은 “유전자 드라이브가 실험실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하겠지만 야생에서는 생각만큼 효과를 못 볼 수 있다”며 “유전자 드라이브가 해당 지역의 설치류 전체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정도의 시간이면 종의 저항성도 생겨나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으로는 수정 전 정자도 유전자 가위로 편집?

미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인간 정자에 대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편집 시도가 처음으로 이뤄졌다고 7월 3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난자를 뚫기 위한 정자의 강한 겉껍질을 유전자 가위로 통과하는 과정에서 정자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시도조차 쉽지 않았었고 한다. 그러나 코넬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적절한 전압의 펄스를 쏘면 정자를 죽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밝혔다. 다만 이런 조치는 정자의 운동성을 떨어지게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또한 인간 배아에 대한 편집 기술은 윤리와 안전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전자 교정은 GMO의 대안? 규제 없어?

최근 유전자 가위를 통한 새로운 농업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손상된 DNA를 정상 형태로 바꿔 병충해를 막고, 생산량을 늘려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 아크 투자 컨설팅그룹은 유전자 교정을 통해 2025년까지 농업 각 분야에서 시장 규모를 1690억달러(약 188조원) 늘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향후 예측되는 시장의 규모에 비례하여 많은 연구와 상품 시판이 준비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칼릭스트(Calyxt)는 콩에서 지방산을 만드는 유전자 두 개를 교정해 몸에 나쁜 포화지방산 대신 올리브유처럼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만들도록 했다. 칼릭스트는 올해 세계 최초로 유전자 교정 콩을 시판할 예정이다.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글루텐 단백질을 제거한 품종도 개발했다. 미국 듀폰 파이오니어는 유전자 교정으로 전분을 강화한 찰옥수수를 개발해 2020년 시판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유럽 사법재판소도 유전자 교정을 이용한 신품종이 GMO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2016년 미국 농무부는 유전자 교정으로 변색을 예방한 양송이버섯을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듀폰 파이오니어의 유전자 교정 찰옥수수도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유전자 가위는 안전할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처음 개발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이 오·남용될 위험성을 경고한다. 다우드나 교수는 '크리스퍼가 온다'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여러 각도에서 살피면서 이 기술에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무엇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인간 생식세포에 활용되는 일에 우려를 표했다. 또한 크리스퍼의 잠재력에 관한 논의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크리스퍼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영국 웰컴생어연구소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한 이후 쥐와 사람 세포의 유전체에 일어난 염기서열 변화를 새로운 기법으로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크리스퍼 기술이 세포 안에서 작동할 때 의도치 않은 유전체 염기서열의 변화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유전자 가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유전자 가위 기술은 앞선 다우드나 교수의 말처럼 급속한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윤리적·사회적 논의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유전자 가위에 관한 장밋빛 전망 이면에 바라봐야 할 문제를 바라보고 공론의 장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앞선 글에서 보듯 유전자 가위 기술은 아직 그 안정성이 확보된 것이 아니다. 곤충, 동물에 관한 실험 외에 실제 환경에서의 기술 적용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부터 식량의 적용 부분에서도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우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해 바라보고 견제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나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해 단기적, 좁은 의미로 유전자 가위에 관한 안정성 입증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기술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논의해야 할 것이다.

영화 램페이지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
유인원 전문가 데이비스는 어릴 때 구조해서 보살펴 온 영리한 알비노 고릴라 '조지'와 특별한 감정을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가스를 흡입한 조지는 엄청난 괴수로 변한다. 조지 뿐 아니라 가스를 마신 악어, 늑대 등이 변이되고 세계는 쑥대밭으로 변한다.
여기서 동물들이 흡입한 '의문의 가스'는 생명체의 특정 유전자를 뒤섞고 변형시켜 혼종을 탄생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생명체의 DNA를 자르고 붙이는 유전자 편집 기술의 하나로 요즘 '유전자 가위', '유전자 편집'(이하 유전자 가위)로 소개되는 기술 중 하나이다. 누군가에게는 낯선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유전자 가위'는 무엇일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유전자 가위?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제거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기술을 말한다. 즉, 손상된 DNA를 잘라내고 다른DNA로 변경하는 짜집기 기술을 말한다. 유전자 가위는 1,2,3세대가 존재하는데 현재는 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CRISPR)가 개발, 연구 중이다. 크리스퍼는 1,2세대에 비해 만들기 쉽고 가격이 저렴해 많은 과학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며 연구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구조를 가짐으로 세포 안으로 부드럽게 들어가는 특성을 가지지만 시스템 오작동에 대한 대비가 없어 여차하면 엉뚱한 곳을 자르는 대참사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유전병, 항암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여지가 높은 것으로 보이며 관심과 연구가 집중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유전자 가위 기술은 어떻게 연구되고 활용되고 있을까?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뇌염은 이제 사라질 수 있나?
많은 연구자들은 질병을 옮기는 곤충을 없애거나 질병을 옮기는 기능 자체를 없애버리는데 유전자 가위를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이미 지카 바이러스, 말라리아, 뇌염 등을 옮기는 모기를 멸종시킬 수 있는 유자전자 드라이브 기술은 실험실 수준에서는 확보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은 DNA의 특정 부분을 유전자 가위로 자른 뒤 원하는 기능의 유전자를 붙인 뒤 다음 해당 생물종에 유전체를 심으면 생식과 번식을 반복하며 특정 유전자가 전체에 퍼지는 원리이다.
인간에게 유해한 쥐도 사라지는가?
UC샌디에이고 연구팀은 페스트나 각종 질병의 매개체인 시궁쥐, 집쥐 등 설치류를 제거할 수 있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구축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유전법칙으로는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비율은 50%이지만 연구팀의 기술은 암컷 생쥐의 변이된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비율이 73%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호주 캔버라 국립대 게탄 버지오 유전학 교수를 비롯한 또 다른 유전자 가위 연구자들은 “유전자 드라이브가 실험실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하겠지만 야생에서는 생각만큼 효과를 못 볼 수 있다”며 “유전자 드라이브가 해당 지역의 설치류 전체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정도의 시간이면 종의 저항성도 생겨나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앞으로는 수정 전 정자도 유전자 가위로 편집?
미국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인간 정자에 대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편집 시도가 처음으로 이뤄졌다고 7월 3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난자를 뚫기 위한 정자의 강한 겉껍질을 유전자 가위로 통과하는 과정에서 정자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시도조차 쉽지 않았었고 한다. 그러나 코넬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적절한 전압의 펄스를 쏘면 정자를 죽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밝혔다. 다만 이런 조치는 정자의 운동성을 떨어지게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또한 인간 배아에 대한 편집 기술은 윤리와 안전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전자 교정은 GMO의 대안? 규제 없어?
최근 유전자 가위를 통한 새로운 농업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손상된 DNA를 정상 형태로 바꿔 병충해를 막고, 생산량을 늘려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 아크 투자 컨설팅그룹은 유전자 교정을 통해 2025년까지 농업 각 분야에서 시장 규모를 1690억달러(약 188조원) 늘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향후 예측되는 시장의 규모에 비례하여 많은 연구와 상품 시판이 준비되고 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칼릭스트(Calyxt)는 콩에서 지방산을 만드는 유전자 두 개를 교정해 몸에 나쁜 포화지방산 대신 올리브유처럼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만들도록 했다. 칼릭스트는 올해 세계 최초로 유전자 교정 콩을 시판할 예정이다.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글루텐 단백질을 제거한 품종도 개발했다. 미국 듀폰 파이오니어는 유전자 교정으로 전분을 강화한 찰옥수수를 개발해 2020년 시판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유럽 사법재판소도 유전자 교정을 이용한 신품종이 GMO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2016년 미국 농무부는 유전자 교정으로 변색을 예방한 양송이버섯을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켰으며, 듀폰 파이오니어의 유전자 교정 찰옥수수도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유전자 가위는 안전할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처음 개발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이 오·남용될 위험성을 경고한다. 다우드나 교수는 '크리스퍼가 온다'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여러 각도에서 살피면서 이 기술에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무엇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이 인간 생식세포에 활용되는 일에 우려를 표했다. 또한 크리스퍼의 잠재력에 관한 논의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크리스퍼에 대한 윤리적·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영국 웰컴생어연구소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한 이후 쥐와 사람 세포의 유전체에 일어난 염기서열 변화를 새로운 기법으로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크리스퍼 기술이 세포 안에서 작동할 때 의도치 않은 유전체 염기서열의 변화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유전자 가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유전자 가위 기술은 앞선 다우드나 교수의 말처럼 급속한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윤리적·사회적 논의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유전자 가위에 관한 장밋빛 전망 이면에 바라봐야 할 문제를 바라보고 공론의 장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앞선 글에서 보듯 유전자 가위 기술은 아직 그 안정성이 확보된 것이 아니다. 곤충, 동물에 관한 실험 외에 실제 환경에서의 기술 적용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부터 식량의 적용 부분에서도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우리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해 바라보고 견제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나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면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해 단기적, 좁은 의미로 유전자 가위에 관한 안정성 입증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기술에 관한 다양한 문제를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논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