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묻는다. 안전정보인 생활화학제품 라벨 표시사항, 언제 바뀌나?
환경정의가 시민들과 함께 만든 개선안,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변화 필요
현재의 생활화학제품 라벨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생활화학제품 라벨은 제품 겉면, 포장에 부착한 조각을 일컫는다. 라벨에는 ‘안전사용방법’,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안전사용 가이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생활화학제품 라벨은 읽기 어렵게 되어 있어, 소비자가 안전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다.
시민단체인 환경정의에서 지난 5월 <생활화학제품 라벨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일반 시민 995명이 참여했다. 해당 조사의 응답자 중 991명(99.6%)이 라벨 확인의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라벨을 읽기 어렵게 만든 요소는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중복응답)으로, 작은 글자 크기 등으로 인한 ‘떨어지는 가독성(688명, 약 69%)’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읽기 부담되는 양의 많은 정보(659명, 약 66%)’, ‘의도를 알 수 없는 정보(341명, 약 34%)’, ‘전문용어 사용 등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사용(287명, 약 29%)’ 순으로 응답하였으며, 기타 ‘사용 물질명을 봐도 무엇인지 알 수 없음 ’ 등으로 라벨 읽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생활화학제품 라벨에는 많은 안전 정보가 들어있다. 정부는 라벨에 어떤 정보를 넣어야 하는지 표시기준을 마련했고, 기업은 그 정보를 기재했으니 소비자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한 것일까? 정보를 제공만 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안전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가 라벨의 안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소비자가 라벨을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면, 안전사용 안내라는 역할을 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EU(유럽연합)의 경우 그림문자(픽토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제품 사용 시 주의사항’과 ‘안전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 등의 내용을 시각화해 제공하여, 소비자가 안전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소비자가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라벨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READ THE LABEL FIRST(라벨 먼저 읽기)’ 캠페인을 하는 등 일부 국가에서는 라벨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환경정의가 ‘생활화학제품 라벨 읽기의 중요성 홍보’ 활동과 소비자가 라벨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생활화학제품 라벨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9월 환경정의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읽기 쉬운 생활화학제품 라벨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했다. 해당 워크숍을 통해 환경정의는 시민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라벨 내 안전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기 쉽게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라벨 개선안을 만들었다.
다음은 환경정의가 진행한 <읽기 쉬운 라벨 만들기 워크숍>에서 시민들과 함께 만든 라벨 개선안이다.
‘라벨1’은 시중에 판매 중인 생활화학제품 중, 한 탈취제의 라벨을 시각화한 이미지이다. ‘라벨2’는 ‘라벨1’의 첫 번째 개선안으로, ‘사용방법’, ‘사용상 주의사항’, ‘응급처치’ 내용을 시각화했고, ‘사용 물질’을 표로 정리 및 각 물질의 유해 정도를 색깔별로 구분했다는 특징이 있다.
‘라벨3’은 ‘라벨1’의 두 번째 개선안으로, 그림문자 및 QR코드 등을 활용했다는 특징이 있다. 제품의 중요한 정보는 제품 라벨에 남기고, 비교적 덜 중요하거나 자세한 내용은 QR코드로 연결된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라벨에 들어갈 내용을 줄인 만큼 글자 크기를 키웠다는 특징도 있다.
환경정의는 생활화학제품 라벨 개선안 개발에 이어서, <라벨 개선안 선호도 조사>도 진행했다. 해당 조사에는 일반 시민 총 11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참여자들이 가장 선호한 라벨은 ‘라벨3’이었다. 77명(67%)이 ‘라벨3’이 안전 정보를 전달하기에 가장 좋아 보인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35명(30.4%)이 ‘라벨2’를 선택했으며, 기존 라벨인 ‘라벨1’을 선택한 사람은 3명(2.6%)이었다.
‘라벨3’을 선택한 참여자 대부분 “제품의 자세한 정보를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뽑았다고, 선정 이유를 남겼다. 그러면서 ‘QR 코드를 통해 제품 정보를 음성 또는, 영상으로도 제공하여, 시각장애인도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남기기도 했다.
해당 조사를 통해, 시민들은 ‘QR코드 활용’에 더해서 ‘픽토그램 활용 안전 정보 시각화’, ‘중요 정보 확실한 강조’, ‘글자 크기 확대’ 등의 모습으로 생활화학제품 라벨 개선을 바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활화학제품 라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비자에게 안전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현재의 라벨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정의가 진행한 조사들을 통해 시민들이 실제로 라벨 확인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라벨이 어떻게 개선됐으면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과 정부가 이를 확인하고도 라벨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들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기업과 정부는 생활화학제품으로부터의 소비자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다면, 생활화학제품 라벨을 통한 안전 정보 전달에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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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묻는다. 안전정보인 생활화학제품 라벨 표시사항, 언제 바뀌나?
환경정의가 시민들과 함께 만든 개선안,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변화 필요
현재의 생활화학제품 라벨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 생활화학제품 라벨은 제품 겉면, 포장에 부착한 조각을 일컫는다. 라벨에는 ‘안전사용방법’,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 안전사용 가이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생활화학제품 라벨은 읽기 어렵게 되어 있어, 소비자가 안전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다.
시민단체인 환경정의에서 지난 5월 <생활화학제품 라벨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일반 시민 995명이 참여했다. 해당 조사의 응답자 중 991명(99.6%)이 라벨 확인의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라벨을 읽기 어렵게 만든 요소는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중복응답)으로, 작은 글자 크기 등으로 인한 ‘떨어지는 가독성(688명, 약 69%)’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읽기 부담되는 양의 많은 정보(659명, 약 66%)’, ‘의도를 알 수 없는 정보(341명, 약 34%)’, ‘전문용어 사용 등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 사용(287명, 약 29%)’ 순으로 응답하였으며, 기타 ‘사용 물질명을 봐도 무엇인지 알 수 없음 ’ 등으로 라벨 읽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생활화학제품 라벨에는 많은 안전 정보가 들어있다. 정부는 라벨에 어떤 정보를 넣어야 하는지 표시기준을 마련했고, 기업은 그 정보를 기재했으니 소비자 안전에 대한 책임을 다한 것일까? 정보를 제공만 해서는 안 된다. 소비자가 안전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가 라벨의 안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소비자가 라벨을 읽고 이해하기 어렵다면, 안전사용 안내라는 역할을 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EU(유럽연합)의 경우 그림문자(픽토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제품 사용 시 주의사항’과 ‘안전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 등의 내용을 시각화해 제공하여, 소비자가 안전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소비자가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라벨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READ THE LABEL FIRST(라벨 먼저 읽기)’ 캠페인을 하는 등 일부 국가에서는 라벨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환경정의가 ‘생활화학제품 라벨 읽기의 중요성 홍보’ 활동과 소비자가 라벨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생활화학제품 라벨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9월 환경정의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읽기 쉬운 생활화학제품 라벨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했다. 해당 워크숍을 통해 환경정의는 시민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라벨 내 안전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기 쉽게 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라벨 개선안을 만들었다.
다음은 환경정의가 진행한 <읽기 쉬운 라벨 만들기 워크숍>에서 시민들과 함께 만든 라벨 개선안이다.
‘라벨1’은 시중에 판매 중인 생활화학제품 중, 한 탈취제의 라벨을 시각화한 이미지이다. ‘라벨2’는 ‘라벨1’의 첫 번째 개선안으로, ‘사용방법’, ‘사용상 주의사항’, ‘응급처치’ 내용을 시각화했고, ‘사용 물질’을 표로 정리 및 각 물질의 유해 정도를 색깔별로 구분했다는 특징이 있다.
‘라벨3’은 ‘라벨1’의 두 번째 개선안으로, 그림문자 및 QR코드 등을 활용했다는 특징이 있다. 제품의 중요한 정보는 제품 라벨에 남기고, 비교적 덜 중요하거나 자세한 내용은 QR코드로 연결된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라벨에 들어갈 내용을 줄인 만큼 글자 크기를 키웠다는 특징도 있다.
환경정의는 생활화학제품 라벨 개선안 개발에 이어서, <라벨 개선안 선호도 조사>도 진행했다. 해당 조사에는 일반 시민 총 115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참여자들이 가장 선호한 라벨은 ‘라벨3’이었다. 77명(67%)이 ‘라벨3’이 안전 정보를 전달하기에 가장 좋아 보인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35명(30.4%)이 ‘라벨2’를 선택했으며, 기존 라벨인 ‘라벨1’을 선택한 사람은 3명(2.6%)이었다.
‘라벨3’을 선택한 참여자 대부분 “제품의 자세한 정보를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뽑았다고, 선정 이유를 남겼다. 그러면서 ‘QR 코드를 통해 제품 정보를 음성 또는, 영상으로도 제공하여, 시각장애인도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남기기도 했다.
해당 조사를 통해, 시민들은 ‘QR코드 활용’에 더해서 ‘픽토그램 활용 안전 정보 시각화’, ‘중요 정보 확실한 강조’, ‘글자 크기 확대’ 등의 모습으로 생활화학제품 라벨 개선을 바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활화학제품 라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소비자에게 안전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현재의 라벨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정의가 진행한 조사들을 통해 시민들이 실제로 라벨 확인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라벨이 어떻게 개선됐으면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과 정부가 이를 확인하고도 라벨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들의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이지 않을까. 기업과 정부는 생활화학제품으로부터의 소비자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다면, 생활화학제품 라벨을 통한 안전 정보 전달에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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