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더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옥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8월 31일, 환경정의가 개최한 ‘폭염 속 안전한 노동을 위한 집담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폭염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민주노총 플랜트 건설노조 손지훈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몇 년 전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폭염이 오기 전인 6월 초부터 갑작스러운 폭염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쓰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가스안전점검 노동자인 허보기 서울도시가스 분회장은 “장기간 폭염에 노출되면서 호흡곤란과 갈증에 시달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고,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인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영수 환경분과장은 “밤이라서 시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습기와 차량 배출구에서 나오는 열기를 견디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 그늘, 휴식… 3대 요소 마저 부족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에게 물, 그늘, 휴식과 같은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현장에서는 쉴 그늘이 부족하고 물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조합에서 직접 물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가스안전점검 노동자들은 이동 중 쉴 곳이 없고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워 목이 말라도 물을 마시지 못한다. 회사에서 물을 사먹으라고 편의점 쿠폰을 주었지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을 뿐더러, 사실 이 비용도 급여에 들어가 있는 금액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은 휴게실이 출퇴근 장소에만 마련되어 일하는 중에 쉴 수 없다.
더위에 힘들다고 하면 엄살이라고 해요
일부 노동자들은 더위로 힘들다고 호소해도 회사는 엄살을 부린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일을 하다가 쓰러져도 개인의 질병이나 생활습관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폭염으로 인해 노동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우면 쉬라고 말하지만 해야 할 업무가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오늘 진행하지 못한 업무만큼 내일 업무가 늘어난다. 오히려 덥고 습한 현장을 벗어나고 싶어 노동강도를 두 배, 세 배 높여 일하게 된다. 이러한 과도한 업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노동 환경을 마련해야
인간은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불결하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옥외 노동자들은 그 피해를 가장 크게 입고 있다. 폭염기간 개인별 작업량을 줄이고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여 개인의 작업 강도를 줄여야 한다. 사업주들은 옥외 작업시에도 노동자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휴게실을 확충하고 바뀐 기후 속에서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해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가운데 폭염 시 작업중지권 보장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관련 규정이 있다”는 점을 들어 법 개정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준이 애매하고 실효성이 없는 현행 작업중지권으로는 폭염에서 노동자가 폭염에서 쉴 권리를 말하기 어렵다. 강제성이 없는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 또한 노동 현장의 다양한 온도, 습도, 환경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강제성이 있는 작업중지권과 폭염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할 때다.
이번 집담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은 폭염이라는 특정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하여 기후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땡볕 아래, 숨 막히는 노동현장… 당신의 일터는 안전한가요?
폭염 속 안전한 노동을 위한 집담회 후기
더위에 지쳐 쓰러져도, 책임은 노동자에게?
물, 그늘 휴식…기본적인 것조차 제공되지 않는 현실
강제성 있는 작업중지권, 현장을 반영한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 필요
기후위기는 더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옥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8월 31일, 환경정의가 개최한 ‘폭염 속 안전한 노동을 위한 집담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폭염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민주노총 플랜트 건설노조 손지훈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몇 년 전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폭염이 오기 전인 6월 초부터 갑작스러운 폭염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쓰러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가스안전점검 노동자인 허보기 서울도시가스 분회장은 “장기간 폭염에 노출되면서 호흡곤란과 갈증에 시달린다”고 어려움을 토로했고,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인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영수 환경분과장은 “밤이라서 시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습기와 차량 배출구에서 나오는 열기를 견디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 그늘, 휴식… 3대 요소 마저 부족
문제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에게 물, 그늘, 휴식과 같은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현장에서는 쉴 그늘이 부족하고 물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조합에서 직접 물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가스안전점검 노동자들은 이동 중 쉴 곳이 없고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워 목이 말라도 물을 마시지 못한다. 회사에서 물을 사먹으라고 편의점 쿠폰을 주었지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을 뿐더러, 사실 이 비용도 급여에 들어가 있는 금액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은 휴게실이 출퇴근 장소에만 마련되어 일하는 중에 쉴 수 없다.
더위에 힘들다고 하면 엄살이라고 해요
일부 노동자들은 더위로 힘들다고 호소해도 회사는 엄살을 부린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일을 하다가 쓰러져도 개인의 질병이나 생활습관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폭염으로 인해 노동 강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더우면 쉬라고 말하지만 해야 할 업무가 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오늘 진행하지 못한 업무만큼 내일 업무가 늘어난다. 오히려 덥고 습한 현장을 벗어나고 싶어 노동강도를 두 배, 세 배 높여 일하게 된다. 이러한 과도한 업무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노동 환경을 마련해야
인간은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불결하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옥외 노동자들은 그 피해를 가장 크게 입고 있다. 폭염기간 개인별 작업량을 줄이고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여 개인의 작업 강도를 줄여야 한다. 사업주들은 옥외 작업시에도 노동자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휴게실을 확충하고 바뀐 기후 속에서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해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이 사망하는 가운데 폭염 시 작업중지권 보장을 강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관련 규정이 있다”는 점을 들어 법 개정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준이 애매하고 실효성이 없는 현행 작업중지권으로는 폭염에서 노동자가 폭염에서 쉴 권리를 말하기 어렵다. 강제성이 없는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 또한 노동 현장의 다양한 온도, 습도, 환경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강제성이 있는 작업중지권과 폭염에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할 때다.
이번 집담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은 폭염이라는 특정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불평등 문제를 보여준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하여 기후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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