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활동] 폭염 불평등 해결을 위한 대안은?

2021-11-27


서울시 온열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실내 집’(24.6%)입니다. 폭염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집에는 저소득가구와 노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가 상당수 거주합니다. 이들은 날로 심각해지는 폭염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요? 사회안전망은 잘 작동하고 있을까요?  폭염 불평등을 해소할 대안을 모색하고자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발제1]  데이터로 살펴본 서울시 폭염 불평등  / EJ현장연구모임 고정근 연구활동가 

"서울시 폭염 취약성에 대해 주택과 사회경제적 요인을 중심으로 폭염 영향의 불평등과 취약지역을 분석하였습니다. 서울시의 폭염은 최근 10년이 과거보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증가해왔고, 폭염지속기간도 더 길어졌습니다. 앞으로 20년 후면 역대 가장 무더웠던 2018년의 폭염보다 더 더운 여름이 우리의 일상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16~2020년 서울시의 온열환자는 총1,433명이 발생했고, 이중 발생장소로 가장 비율이 높은 곳은 사람들의 보금자리인 ‘실내 집’(259명, 24.6%)으로 분석되었고,  특히, 65세 노령인구가 실내 집에서의 폭염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염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는 집은 주택의 노후도와 주택 유형(단독·다세대·다가구주택)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들 주택에는 저소득가구와 노인, 장애인 가구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거주 비율이 높은데, 이는 동일한 폭염에도 주거취약성과 개인의 폭염 민감성이 가중되어 더 큰 영향을 받는 폭염 불평등으로 이어집니다

폭염 부담(폭염일수, 낮은 에너지효율 주택)과 사회경제적 취약성과 관련된 공간데이터(읍면동)를 이용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환경청의 환경정의 평가방법을 참고하여 서울시 폭염 불평등 핫스팟을 분석하였습니다. 분석결과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등 핫스팟이 포함된 지역은 에너지효율이 낮은 단독·다세대 밀집지역으로 폭염 부담이 크고 저소득, 장애, 노인인구 비율이 높아 폭염의 피해가 더 우려됩니다. 한편, 서울시 구별 올 여름(7월)의 1인당 전기사용량의 추정치와 폭염 취약지역을 비교해본 결과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 극한기후로 인한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는 기후부정의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이와 같이, 동일한 폭염에도 차별적 영향을 받는 폭염 불평등 문제는 향후 폭염 대책의 방향성에 주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회약자들이 폭염을 방어하지 못하는 집에 거주하는 만큼, 폭염 대책은 단편적인 물품지원이나 집 밖의 쉼터 중심의 정책이 아니라, 폭염 방어력을 충분히 갖춘 주거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주거환경 중심의 폭염 대책이 개별가구에 대한 접근을 넘어 공간적으로 군집해 있는 지역에 대해 기후위기 대응력을 갖춘 도시재생사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발제2]  현장에서 본 서울시 폭염 불평등 / 강보석 환경정의 정책팀 팀장

"실제 현장에서 본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은 폭염을 피하기에 매우 취약했습니다. 또한, 폭염 대책의 실효성에 관한 인터뷰 결과, 외부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 이용률은 저조했으며, 주거공간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냉방기기는 열악하고, 지원은 미흡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폭염 대책은 일시적 회피 대책이 아닌 앞서 제시된 주거환경개선 등 환경불평등을 해소를 위한 방향으로 정책과 대책 마련 필요합니다.  





[토론1]  최용민 면목종합사회복지관 생활지원사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일상생활 영위가 어려운 취약 어르신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고, 어르신의 기능과 건강을 유지, 악화를 예방하고자 2020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전국단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시작과 함께 저도 2020년부터 생활지원사로서 현장에 나가 직접 취약계층 어르신의 안전과 안부를 챙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제가 만나고 있는  어르신은 옥탑방에 거주하고 계십니다. 주 생활공간인 방은 빨간 벽돌로 외벽을 만들었지만 주방, 화장실 등 그 외 공간은 얇은 슬레이트로 만들어져 태양의 열기를 방출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집에 에어컨이 있지만 고장 난 상태고, 수리만 하면 에어컨 가동은 가능했으나, 비용 문제로 가스충전이나 A/S를 받아 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방 한 켠 책상에 작은 탁상용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 가정을 방문할 때마다 숨이 막히는 더위, 폭염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르신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어르신 집에 사물인터넷, IOT 기기를 동의 후 설치했습니다. 이 IOT 기기는 집 안 온도가 38도 이상인 경우 담당 생활지원사에게 긴급 알람이 오고, 저는 혹서기 보호대책, 즉 매뉴얼에 따라 어르신의 안전안부확인을 진행했습니다. 안전매뉴얼에 기반하여 어르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안전숙소나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안전숙소를 이용하는 것이 번거롭다며 불편해 하셨고 점차 이용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무더위 쉼터 역시 코로나 감염의 위험 때문에 이용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불편함, 안전 숙소와 마찬가지로 번거로움 때문에 이용하기를 꺼려 하셨습니다. 이것은 다른 어르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의 폭염 대책은 어르신이 거주하는 곳이 아닌 다른 환경으로 이동하여 더위를 피하는 조치들입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이런 것을 불편해하시고 번거로워 하십니다. 당사자인 어르신들이 불편해하는 대책과 해결방안들은 폭염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방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곧 다가올 겨울, 혹한기에도 똑같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뿐만 아니라 폭염에 취약한 계층, 즉 당사자 입장에서 이러한 폭염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모색되었으면 합니다."





[토론2] 온열질환과 함께 일상생활 악화에서도 폭염 불평등에 대한 관심 필요 / 안현찬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폭염에 따른 일상생활 차이는 폭염 불평등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시민 전체에 비해 주거취약층, 저소득가구는 2019년 폭염기에 주말 저녁식사를 집에서 (불로) 조리해서 먹거나, 여가활동을 실외에서 하거나 또는 하지 않거나, 비동거 부모나 친구와의 교류를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일상생활은 당장의 온열질환 피해에 비해 주목을 덜 받지만, 잠재적으로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지지망이 약화되어 폭염 피해에 더욱 취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폭염 불평등 차원에서의 관심 필요합니다. 취약한 주거환경은 폭염 불평등을 진단하는 효과적인 요인인 동시에, 다양한 요인을 세분화해서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토론회의 발제와 토론문을 포함한 여러 연구는 주거환경을 대표적인 폭염 취약 요인으로 꼽고 있어 폭염 불평등을 진단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대응점을 설정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주거취약층은 대체로 경제적 형편과 건강이 좋지 않고, 1인가구가 많아서 경제적, 신체적, 관계적 취약 요인이 집약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거취약층이 아닌 폭염 약자나 취약 요인을 세분화해서 정책 대상에 포함하거나, 폭염 피해를 사회적 약자만이 아닌 시민 일반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기술 발전을 고려한다면 폭염 취약 요인과 약자를 세분화하고, 공간적 진단과 대응을 행정동보다 훨씬 세밀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고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주거취약층의 주거 상향 지원정책의 난제를 넘어서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토교통부의 “비주택 거주자의 주거상향 지원사업”처럼 주거권 측면에서 주거취약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이 이미 다수 시행 중이지만, 하지만 주거취약층 대부분이 임차인이고, 자산과 소득이 적어서 기존 주택을 개량하거나 공공주택으로 이주하는 대책을 대대적으로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폭염 불평등 해소 차원에서의 주거환경 개선 역시 이러한 조건을 넘어서는 해법을 강구해야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폭염기에 주거취약층을 안전한 거처로 한시적으로 이주하는 정책(2019년 대구시 사례)처럼 근본적이진 않지만 현실적인 방안을 확대하거나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토론3]  저소득폭염취약계층 냉방지원책의 현실화, 냉방복지가 필요한 때 / 정상길 은평주거복지센터 센터장

"몇 년 전부터 여름에 인천공항에 가서 폭염을 피하시는 어르신들의 언론 보도와 여름철 쪽방 지역 폭염으로 고생하시는 시민들의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특정 지역이 아닌 일반 지역 주거지에도 여름철 폭염 피해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고 일정한 계층과 지역이 있습니다. 옥탑방 등에 사시는 고령자 계층, 노후주택으로 단열이 안 되는 단독주택, 빌라, 고시원 거주자, 쪽방, 공공매입임대 주택에 사시는 계층 중 구조가 주택가 안쪽 밀집지역에 주택가 등에 둘러싸인 주택에 거주하는 계층은 다른 곳보다 온도가 더 높아 여름철에 살기 힘들다고 불편함과 고통을 호소하십니다. 또한, 일반 저소득층의 경우 선풍기 등은 대체로 갖추었지만, 냉풍기, 에어컨 등은 구매 비용, 설치비용, 유지비용 때문에 여름철 고통을 호소하시는 계층이 있습니다. 주로 지금껏 정부 지원은 동절기 에너지 난방지원대책과 소액의 에너지 바우처가 '주'였습니다. 늦었지만 폭염 취약가구와 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냉방 물품 지원, 설치비용, 유지비용을 확대해 냉방복지를 실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토론4] 주택 성능의 보편적 개선을 통한 기후 재난 적응 / 추소연 RE도시건축 소장

"노후 주택의 성능관리는 온실가스 감축 뿐 아니라 기후재난의 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전체 주택 재고의 약 58%, 공동주택의 약 50%는 단열기준이 강화되기 전인 00년 이전의 주택입니다. 서울시의 경우는 00년 이전 건축된 건축물이 71.2%에 달합니다. 이 주택들은 대부분 충분한 냉난방을 하지 못하며 대부분 가계 예산에 맞추어 일부 방만을 냉난방하거나 전기장판 등 국소 냉난방기구를 통해 거주자 주변을 데우는 방식으로 추위와 더위를 견뎌냅니다. 사실 우리나라 주택 우리나라 기존 건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효율화를 포함한 성능개선이 어려운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소유구조입니다. 전체 주거용 건물의 약 85%가 임대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집합소유 구조 건축물로, 사용자의 의지만으로는 환경을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임대용 건축물의 최저 성능기준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더 낮은 성능을 먼저 개선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임대인이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 공사자금에 대한 저리 또는 무이자 융자지원 뿐 아니라 임대인 소득분위에 따라 EERS/ 에너지 복지 요금을 활용한 성능개선 보조금이 지원 될 필요도 있습니다. 지금도 에너지 요금에 대해 많은 보조금들이 지금되고 있기 때문에 매몰비용인 이러한 예산만 투자해도 온실가스 감축 뿐 아니라 기후적응력이 낮은 주택의 성능을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거비용 상승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은  임대차 보호법을 통해 임차인을 보호하는 동시에 임대인들이 건축물의 성능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 먼저 탄소중립을 위한 사회적 비용은 모두가 나누어져야 할 부분임을 인정해야 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이원적으로 세워가야 합니다. 독일 사례에서처럼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공공지원은 임대인의 재산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사용자에 대한 지원임을 전제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대료 상승을 제한해야 합니다. 또 주거취약계층에는 주거비용에 대한 직접지원을 통해 최저주거성능 이상의 환경에서 사는 것이 다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안전망을 갖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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