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의연구소[녹색일자리] 2006년 희망 만들기,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

 

2006년 희망 만들기,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

새해가 다가오면 지난해를 갈무리하고, 새로운 희망의 계획을 세워보고는 합니다. 요즈음 외환위기 이후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경제가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희망 섞인 소식들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우리네 서민들의 살림은 더욱 팍팍해지기만 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해가 밝았지만 희망찬 포부를 세우는 일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좀 더 살만하고 행복한 세상 만드는 것이 직업인 시민단체들은 그만큼 더욱 고민이 많습니다.

삶의 위기, 환경의 위기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가속화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사회 모든 부문에서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고, 2만달러라는 허상을 좇는 경제성장 중심주의는 온 국토를 개발로 신음하게 하고 있습니다. 경기회복과 고용창출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수많은 개발 사업으로 인한 이익은 소수에게만 돌아가고, 실업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가고 있습니다.

2005년 10월 공식적인 실업인구는 78만5천명, 실업률 3.3%(통계청 ‘10월 고용동향’ 자료)로 2004년에 비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7.3%로 젊은이들의 새로운 일자리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의 증가로 고용의 질은 더욱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경기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다지만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서민들은 체감하기 어려운, 대기업 중심의 고용없는 성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삶의 희망과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도시 서민들만이 아닙니다. 과도한 수도권집중으로 국가정책의 변두리로 밀려난 지역과 농촌은 더욱 절망적인 상황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은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기보다는 갈 데 없는 도시자본에 대한 투자처와 개발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균형발전 정책은 도시에 대한 지역의 종속과 자연환경의 파괴를 통해 사회적, 생태적 불균형을 가속화시킬 뿐입니다. 이 상태로는 이미 정책적 소외와 농산물개방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대규모 토목․건축사업을 통한 경기회복 정책은 우리 국토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악화시키고 미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 지역특화․특구 등 국토균형발전을 이유로 추진되는 ‘신개발주의’ 정책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개발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의 환경운동의 성과들을 모두 뒤로 되돌려 놓고 있습니다. 심각한 환경의 위기이자 환경운동에 대한 새로운 도전의 시기입니다.

환경과 경제, 사회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우리사회는 이미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실질적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 전반의 시스템은 60년대부터 이어져 온 개발중심의 근대화와 발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속에서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공익적 가치, 사회통합의 필요성 등은 상대적 또는 의식적으로 무시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현실과 의식의 괴리는 무분별한 신자유주의의 도입과 물질만능의 천민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자연자원의 수탈, 빈부격차의 심화, 지역불균형의 심화라는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사회갈등의 일상화와 대다수 시민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은 환경운동에게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사회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해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 시민들의 가장 큰 아픔을 보듬어 안고 ‘삶의 복원과 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환경운동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커다랗게 다가오는 실업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환경과 경제, 고용문제를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적인 접근의 사회운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환경운동이 생각하는 대안 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을 하나씩 만들어가야 합니다.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 만들기

세계에 유래가 없는 급속한 경제발전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는 항상 제조업을 통해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안정적인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는 시장영역에 포함되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공공영역의 비어있는 일자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부와 시장이 책임지지 못하는 복지영역에서부터 다양한 공적 서비스 부문까지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능하게 하는 일자들이 보물처럼 숨어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공적인 영역의 일자리, 사회적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에 돌입한 지 오래된 유럽의 경우에는 사회적 일자리를 통해 경쟁과 독점을 부추기는 시장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방향의 지역사회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8개국(벨기에, 스페인, 핀란드, 프랑스, 포르투갈, 영국, 스웨덴)의 경우 사회적 일자리를 통해 고용하고 있는 인원이 7백여만명으로, 유럽연합 실업자 수의 39%, 유럽 전체 고용의 7%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 이러한 일자리들은 취업이 어려운 여성, 취약계층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더욱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처럼 환경과 경제, 고용, 복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이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피폐해진 자연을 복원할 뿐만 아니라 현세대와 미래세대에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주고, 모든 사람들이 깨끗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 운동이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꾸준한 고민을 진행해 온 독일의 경우에는 2002년 한 해에만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바이오매스에너지 등 대안에너지 보급 사업을 통해 약 1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통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대규모 국책사업을 통한 토목, 건축사업이 경제를 살리고 고용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은 이미 유효하지 않을뿐더러 미래세대의 권리마저 빼앗아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환경과 일자리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는 재생가능 에너지, 자연환경 보전과 복원, 자원 재활용, 생명살림의 농사 등 다양한 부문에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공동체 내에서의 자원이 낭비되지 않고 서로 순환되며, 도시와 농촌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이렇게 환경을 살리는 일자리는 더 나은 사회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2006 환경정의 게시판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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