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어떤 빵을 먹을 것인가

2015-11-23


2014. 6.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더숲



지은이 와타나베 상은 우리네와 같이 나이가 서른이 되고도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지를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처음 일하게 된 유기농산물 도매회사는 부당한 방식으로 원산지를 바꾸었지만 그것을 지적한 본인만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말아 그만두게 되었고, 그 다음으로 빵집에서 일하면서 여러 고민을 하게 된 사연을 전한다. 그는 마침내 천연균으로 된 빵을 만들게 되고,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빵을 좋아한지도 꽤 오래되었을 듯 하다. 다양한 빵집이 즐비하게 되면서 빵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된 나였다. 아무튼 나는 이 책에서 오직 '빵'에 관한 얘기를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루 속 천연효모



천연효모는 자연계의 공기 중이나 과일, 곡물 껍질 같은 곳에서 서식한다.
효모는 당분을 먹고 증식하기 때문에 당분이 많은 건포도나 다른 과일들을 으깨어 두면 어디선지는 몰라도 날라와 발효가 시작된다. 하지만 집에서 취미로 만드는 정도의 질과 양이면 몰라도 팔 빵이라면 꽤 힘든 일이 될 거란다.

그런데 와타나베 상이 의문스러웠던 점은 이런 방식으로 효모를 만들어 내지 않는데 왜 그 빵집에 있던 자루에는 '천연효모'라고 써져 있었던 걸까. 보통 사장은 빵종 만드는 업체와 손을 잡고 빵종을 개발한 뒤 반죽에 섞어서 쓴 후 그것이 천연효모라고 한다는데, 누가 봐도 그건 천연효모가 아니다.

그 동료가 잘 꿰뚫고 있다. 천연효모라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브랜드 같은 것이어서 천연효모 빵을 찾는 사람들에게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수법을 쓴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냥 좋다는 걸 쫓아가다 보면 진짜가 아닌 식품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첨가물 범벅 무첨가 빵



빵집에 다니면서 또 신경쓰였던 것은 색소와 향료를 마구 썩어 빵을 만들면서 '무첨가'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었단다. 그것에 대해서도 동료는 친절히 설명해 준다.

원칙적으로는 식품첨가물을 쓸 때는 모든 물질명을 표시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지만 예외적으로 생략해도 되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가공보조제'라고 하는데 구우면서 증발되어 사라지게 되는데 그런 것들은 표시를 하지 않는다.
"얼마 전 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규명된 육가공품을 삶아 먹으면 그나마 낫다는 말이 떠오른다"

두 번째 예외는 캐리 오버Carry Over라는 것인데, 원재료에 들어가 있는 첨가물은 표시를 안해도 된다.
세 번째는 영양을 강화할 목적으로 넣은 첨가물은 표시를 안해도 된다. 그런데 가령 비타민C라도 산화방지 목적이면 '산화방지제'라고 써 놓아야 하지만, 영양강화가 목적이라면 괜찮다고 하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
"첨가물의 안전성과 위험성을 둘러싸고 말이 많지만, 첨가물은 '안전한지 여부를 알 수 없으니 위험할 수 있는 물질'이고 첨가물을 써 놓고도 '무첨가'라고 광고하는 것은 빵의 사용가치를 위장하는 범죄일 뿐이다" by 와타나베

예외 규정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수입산 밀가루



저자는 빵집에서 일을 시작하고 몇 개월이 지나니 계속해서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이유인즉슨 밀 알레르기 때문인데, 어떤 이는 손이 트고 거칠어진다.

이미 우리가 아는 사실이긴 할 텐데,
수입 밀에는 배편으로 출하 전에 살충제가 뿌려진단다.
운송 중에 벌레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는 수확 후에 뿌려지기 때문에 포스트 하베스트 농약으로 불리운다. 그래서 제빵사들은 잔류 농약 때문에 코가 안 좋거나 피부가 상하게 된다는데.. 저처럼 빵 덕후는 어떡하죠?! ㅜㅠ
"먹거리는 언제나 맛도 중요하지만 생산과정과 재료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수입밀은 위로 위로 올라간다는 실험결과. 실험당한 개미들아 미안해 ㅠㅠ



부패하지 않는 빵



원래 천연균은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재료를 부패시킬지 발효시킬지, 그것의 좋고 나쁨을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재료가 좋으면 균은 빵이나 와인처럼 인간을 즐겁게 하는 음식으로 변화시켜 주지만, 생명을 키우는 힘이 없다면, 부패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발효와 부패는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이 균의 작용을 통해 자연 속으로 편입되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 이스트처럼 인공적으로 배양된 균은 원래 부패해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물질마저도 억지로 일정 기간 썩지 않게 만들어버린다. 균은 균인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부패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낸 것인다.

첨가물과 농약 같은 식품가공 분야의 기술혁신도 마찬가지인데 시간과 함께 변화하기를 거부하고 자연의 섭리에 반해 부패하지 않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본 막걸리의 능력자는 막걸리가 기한이 짧지만 기한이 넘는다고 해서 '상하는 것'이 아닌 '발효되어 식초가 되는 과정'이 펼쳐진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막걸리는 그럼 살아있는 균?!

"요즘은 부패하는 음식이 오히려 괜찮은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그리고 무엇이든 정성을 쏟게 되면 대량생산은 불가능하고 그만큼 수입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삶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게 된다.

무척 재밌으니, 꼭 보시길 :)

written by S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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