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냉장고와 명절음식

2015-09-27

안녕하세요. 

오늘은 추석 전날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가기도 하고 명절음식을 엄청나게 만드는 날이에요.

그래서 여러분의 집은 어떠셨나요?

저도 오늘 전을 많이~ 정말 많이 부쳤답니다. 양 조절 실패!!!

전 부모님 댁에 가서 전을 부쳤는데요, 이번에도 어머니와 물고 물리는 사이가 되어 버린 소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냉장고'였어요. 요즘 냉장고 시리즈 정말 많자나요~ 그런데 냉장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냉장고는 집집마다 모양새가 모두 다르지만 딱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결코 누가 봐도 몸매 좋은데, 음식하지 않을 것처럼 생긴 비혼자가 나와 광고하는 그런 냉장고의 모습은 아니라는 거에요. 공감 백퍼 하시죠? ㅎ



우리는 냉장고를 살 때, 이런 사진을 보면서 우리도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서 보란듯이 살아보리라 하지요. 



하지만 보다시피, 우리의 현실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ㅠㅜ

어머니댁의 냉장고 안 모습을 대략적으로 묘사해 본다면,

냉동실에는 아이스크림 하나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빼곡하게 여러 봉다리~가 신기하게 다같이 붙어 있습니다. 

그 곳엔 언제 들어갔는지 모르는 생선, 떡, 양념쟤료, 고기 등이 들어있는데 어머니 말씀이 그곳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에요.

또 자식인 우리들은 어머니에게 잔소리 폭격을 해 대었습니다.

그 때 그 때 사서 드시라, 왜 신선한 제품을 맛없게 만들어서 먹느냐, 에너지가 더 드느니, 세균이 번식한다느니...뭐 구구절절. 이번 명절음식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꺼내시려는데, 어머니도 처음 보는 것들에 흠짓 놀라시면서도 자식들의 잔소리가 너무 서운하고 귀찮으셨는지 화제전환을 꾀하신다거나, 듣기 싫다고 노골적으로 응답하시는 것이었더랬죠 :(

그러면서 항상 듣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밥 곯던 시절이 떠올라서 쌓아놓나보다" 입니다.

이제 밥을 곯지 않으시니 쌓아두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리면 이번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게 없는 줄 알고 다시 사고 그러는거지 뭐..."

"싸다고 하면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사는거고..." 

"다른 집도 다 그러고 살드라. (왜 이렇게들 호들갑이야)"


음....다 좋습니다.

어머니의 심기를 더 건드리기 싫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은 것은,

냉장실에는 요리하고 먹다 남은 생선이 접시에 똭~ 누워 있다는 것이지요. 냉장고 안쪽에는 어떤 음식이 들어있는지 어머니조차도 가늠하지 못하실 정도이니... 그 곳이 얼마나 광활한지 우리 모두는 지레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환경정의에서 진행하고 있는 "당신의 냉장고-냉장고에서 나를 발견하기" 프로젝트는, 우리가 먹으려고 사 놓는 제품들을 보면 우리의 소비행태를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냉장고 안을 채우기 위해 소비하는 것은 곧 나의 욕망과 의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뭔가 아리송하죠..ㅋ  시민들이 냉장고 사진을 찍어 공유해 주었고, 그 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냉장고 안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하네요. http://instagram.com/fridgeandyou



냉장고가 나올 때만 하더라도 '혁명'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죠.

더 이상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고, 힘들게 땅을 파서 저장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을까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냉장고 덕분에 신선한 음식을 더 오래오래 놔두고 맛없게 만들어 먹는다거나

저장할 수 있는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그것을 저장하는데 드는 에너지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혁명의 이름을 지닌 자랑스러운 냉장고가 애물단지가 될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일이 가능하게 한 것은 대형마트의 공이 컸다는 평도 많습니다.

냉장고 하나를 가지고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헤헤~

오늘, 전을 잔뜩 부쳐서 집으로 가져왔어요.

어머니는 곧바로 냉동실에 넣어 먹고 싶을 때마다 신선하게(?) 먹으라는 당부를 하셨지요.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들었어요.

풍성한 한가위라고 할 때,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단순히 먹거리가 넘쳐나는 한가위를 말하진 않을텐데..

우린 여전히 우리가 일주일 안에 해치우지(!) 못할 음식을 '풍성한 한가위'라는 말에 헐레벌떡 해 냅니다.

그리고 TV에서는 먹다 남은 음식을 어떻게 고급스럽게(?) 해치울 수 있는지 꿀팁을 주곤 합니다.

모두들 그 정보를 듣고 "정말 유익한 정보였어!"라고 칭찬하며 따라해 보다 망하곤 합니다..허헛!



그런데 정말 음식을 해치워야 할만큼 해야 하는걸까요?

시대가 바뀌고 그에 따라 우리의 생활의식도 바뀌어야 하지만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생각은 끼어 들 틈이 없어 보입니다. 전 명절만 되면 명절음식을 먹느냐고 속이 항상 더부룩하고 미각이 마비되곤 합니다만...

아... 조금만 먹으라고요? 아 네..그렇지요. 전 아마도 전생에 금붕어였고 그 기억을 가지고 있나바요. 

앞에 먹을게 있으면 식신모드로 전환이...

이제 이 집 저 집 냉장고마다 명절음식이 그득그득 차서 일주일 이상 놓여있게 되겠죠?

아... 압니다. 저도 배부른 소리를 한다는 걸 ㅋㅋ

그래도 맨날맨날 배가 불러 있어서 덜 배 부르기를, 더 이상 내 배를 유혹하는 음식들이 눈 앞에 없기를..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ㅎㅎ

사실, 명절음식에 어떤 쟤료들이 들어갔고 그 쟤료들이 어떤 (긍정적, 부정적) 기능을 하는지도 적어보려 했으나...

그건 다음번에 시간 되면 쓰기로 할게요. 왜냐하면... 전 지금 아주 졸리기 때문이지요 ㅎㅎ

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제의를 정성껏 드리고, 손님을 대접하며, 시골도 가야하고, 그리고 처묵처묵해야 하는 아주 바쁜 일과가 기다리고 있기에 이만 물러갈까 합니다요~^.~

다음에도 혁명, 편리한 기술과 관련돼 일상의 생각을 공유하러 올게유~~

그럼, 즐추되시고요^ㅡ^

바바~ 



written by S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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