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후기]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안) 대국민 토론회>

2025-11-19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안) 대국민 토론회> 후기


2025년 11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안) 대국민 토론회는 새로운 기후적응정책의 방향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안전국가’라는 비전 아래 기후위험 인프라 전환, 사회 전 부문의 대응 역량 강화, 제도적 기반 확립이라는 세 축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적응대책은 현장에서 확인한 취약계층의 어려움과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은 채 구조적·추상적 접근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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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인데, 정작 당사자 현실은 반영되지 않았다.”

취약계층 대상 주요 정책으로, ‘에너지 바우처 대상자 확대’와 ‘무더위 쉼터 활용 확대(국립 박물관 등을 통한)’, ‘기후위기 취약계층 실태조사’, ‘주거환경 개선’ 등이었으나, 이는 대부분 당사자의 현실을 충분히 하지 않은 정책이다.

환경정의에서 진행한 당사자 인터뷰와 돌봄 종사자 그룹인터뷰에서 ‘에너지 바우처’ 관련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 에너지 취약계층에 해당하나, 지원 조건 문턱과 신청 과정·서류·제도 인지 부족 탓에 지원 못 받는 경우가 많음

- 지원금을 초과한 에너지 사용 및 비용 발생 우려로 혹서·한기에도 냉난방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례도 다수

- 냉난방기가 없어서 사실상 에너지 바우처는 사용할 수 없는 가구도 존재함


즉, 대상 확대는 필요하나, 단순히 대상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책에서 말하는 “확대”는 실제 당사자들이 겪는 난관을 거의 건드리지 못한다.


무더위 쉼터 확대 역시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취약계층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열대야가 심해도 이용 시간 때문에 밤에는 이용할 수 없고, 사회적 관계로 인한 불편 때문에 아예 갈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밤에 잠을 잘 수 없는 게 가장 고통스럽다.”는 호소는 환경정의에서 진행한 거의 모든 인터뷰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인터뷰를 나눈 발달 장애 당사자는 옥탑방의 열기를 견디지 못해 밤마다 공원 벤치에서 잠을 청한다는 사례는 오늘 발표된 대책의 방향이 얼마나 일상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부는 취약계층 실태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앞서 진행한 시범조사를 통해 확인했을 핵심 문제들이 여전히 대책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2. "주거환경 개선은 필요하지만, ‘한계 주거’에 대한 논의가 빠져 있다."

단열 창호 설치 등 주거환경 개선 지원은 중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두 가지 근본적 질문을 비켜 갔다.


- 현실적으로 개선 자체가 불가능한 집, 노후 주택, 쪽방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 기후위기의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취약 주거에 거주를 바라만 볼 것인가?


더 안전한 집으로의 이주, 주거 상향 대책이 핵심인데 이번 안에는 거의 부재했다. 근본적 주거 상향 지원 체계, 기후위험 기반의 취약 주거 이주 지원 프로그램이 시급하다.



3.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할 평가체계가 여전히 없었다."

정책안에는 많은 사업을 나열하지만, 기후적응 능력이 실제로 개선되었는지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나 지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가구를 지원했는가”가 아니라 “그 가구가 더 안전해졌는가”, “여전히 취약한 위험은 무엇인가”, “정책으로 인해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묻는 평가체계가 필요하다. 이런 기준 없이 추진되는 정책은 ‘사업은 했지만 위험은 줄지 않은’ 결과를 반복하게 된다.



4. “참여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참여할 통로는 열려 있지 않았다.”

기후위기 적응을 위해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강조했지만, 정작 오늘의 토론회는 홍보도 충분하지 않았고, 접근성도 떨어졌다. 취약계층이 정책 논의에 참여하는 통로는 여전히 좁고, 기후위기 당사자가 말할 수 있는 자리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정부가 말하는 ‘모든 주체의 참여’가 선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 설계 단계부터 당사자 참여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제4차 기후위기 적응대책(안)은 방향성 면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기후위기로 이미 삶의 한계에 몰린 사람들의 현실을 깊이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에너지복지 사각지대 해소, 취약 주거에서의 구조적 이탈 지원, 야간 안전공간 등 생활 기반의 기후적응, 실효성 중심의 평가체계, 당사자 참여 및 접근성 강화 등 이러한 요소가 보완되지 않는다면, 대책은 “잘 만든 문서”로 남을 뿐, 기후위기로 고통 받는 시민의 일상을 지켜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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