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대기[활동] 불법폐기물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워크숍엔 어떤 이야기가?

2021-09-24

불법폐기물의 실태를 엿보고자 찾았던 완주 비봉면의 보은매립장, 당진의 고대·부곡지대를 발표를 시작으로 불법폐기물의 현황과 발생의 원인, 현재의 제도의 실효성 문제 등 해결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전문가 3인이 모여 “불법폐기물 발생 문제는 무엇이고, 그 해결책은 무엇이 되어야 하나?”라는 주제로 9/16(목), 워크숍을 진행하였습니다.

우리는 불법투기, 방치폐기물 외에도 폐기물부적정처리, 처리업체의 꼼수로 인한 환경, 물적 피해 또한 불법폐기물 범주로 다루기로 하였습니다. 앞선 글에서 언급하였듯이 생활계폐기물은 전체 페기물의 약 10%에 불과하고 공공영역에서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적어 우리가 주목한 폐기물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업장폐기물입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환경연구원 이상윤 연구위원, 환경정의 황숙영 국장, 이오이 사무처장,
부경대학교 법학과 박종원 교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하승수 대표변호사>



<참여자와 주제>

  • 사회 : 이오이 사무처장
  • “사례지역을 통해서 본 환경 부정의”

황숙영 국장/환경정의

  • “산업폐기물처리장의 지역 불평등 문제를 통해 본 우리사회 폐기물문제 진단”

이상윤 연구위원/한국환경연구원

  • “불법폐기물 사례와 폐기물처리장의 사후관리 문제를 통해 본 공공관리 필요성”

하승수 대표 변호사/공익법률센터 농본

  • “불법폐기물 관련 문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점 제안”

박종원 교수/부경대 법학과



폐기물처리 문제 ①
지자체와 국가 차원의 폐기물처리장 설치 계획이 부실하다

폐기물처리시설은 기반시설로서 다양한 법을 근거로 정책과 계획이 수립되고 있으며, 폐기물처리에 관한 지역간 연계성이 큰 사업이기 때문에 계획수립 단계에서부터 지역간 협의와 다양한 전문가 참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기관이 계획을 수립하면 바로 입지선정으로 이어지고 있어 폐기물처리지역을 선정하거나 처리시설의 적정성 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가령, 이번에 다녀온 완주 비봉면 (유)보은매립장은 감사원의 지적에 따르면, 업체가 매립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허가를 받은 폐석재 처리는 완주군에서 발생한 폐석재 790톤이 전부 재활용되어 애초부터 매립지를 만들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설치된 황당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폐기물처리시설은 상위계획을 반영하여야 하며, 상위계획과 부합하는 경우에도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폐기물 발생량 예측, 폐기물처리시설 현황을 고려하여 적정 수요를 예측하고 기존 시설의 유지, 증설 혹은 신설 등의 개발유형과 함께 규모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처리업체들은 꼼수를 부리기도 합니다. 어떤 양을 처리하겠다고 인, 허가를 내고 그 이후 폐기물처리량을 늘리는 방식 말이죠. 이런 경우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폐기물처리장의 인·허가는 현재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에서 하게 되어 있는데, 각 지자체가 자원순환기본계획과 폐기물처리설치기관의 입지선정계획을 종적·횡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요인들을 파악하고 평가하고 폐기물설치에 관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폐기물처리 문제 ②
사후관리의 문제로 폐기물처리장 주변지역은 속이 타 들어간다

폐기물 매립이 끝난 후 사후관리의 법정 기간은 30년이지만, 어떤 전문가는 100년까지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법정기간 동안 사후관리가 안 되는 페기물처리장, 부적정처리로 인해 사후관리는 차치하고 이미 환경, 주민피해가 생겨난 처리장 등 사후관리 문제가 다양한 양상을 띕니다.


충북 제천 왕암동 산업폐기물매립장의 경우에는 2012년 폭설로 매립장의 에어돔이 붕괴되고, 업체가 부도를 내고 책임지지 않자 국비와 지방비 98억원을 들여 복구했습니다. 충남 당진시는 매립이 끝난 고대·부곡 산업폐기물매립장의 관리 부담을 업체로부터 떠안고, 예산이 계속 투입되는 것과 침출수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습니다. 완주 보은매립장의 경우에도 침출수 문제로 19년부터 지금까지(’21.8 기준) 군비로 지금까지 150억원이 지출되었고, 올해 4월에는 조례를 만들어 완주군 전년도의 일반회계 1% 이상을 매년 적립하여 41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 폐기물처리장의 업자들이 얼마큼의 수익을 남겼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지만 다른 폐기물처리장으로부터 힌트를 얻어보면, 충북 청주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내 산업폐기물매립장(a)이나 청주 매립장(b) 모두(a: 2017-2020년, b: 2020년 기준) 순이익률이 60%에 육박합니다. 이외에도 많은 예가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산업폐기물 처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폐기물을 더 처리하면 할수록 이익을 더 창출할 수 있고, 만약 부적정처리 하거나 불법투기 등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으니 우리가 익히 들어본 의성쓰레기산 같은 상황이 전국에 펼쳐지게 된 겁니다.


이렇게 많은 수익을 얻는 업체와 나중에 발생하는 문제를 떠안는 지자체나 국가의 운명(?)이 명백하게 흑백으로 갈리는 이런 상황에서 계속 이 문제를 반복할 것인지, 정부는 더 진지한 태도로 해결을 위한 생각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폐기물처리 문제 ③
실효성 떨어지는 제도적 보완책, 이대로 괜찮지 않다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손을 놓고 있진 않았습니다. 작년(‘20년)에는 폐기물관리법 제48조인 폐기물 처리에 대한 조치명령을 전에는 폐기물을 처리한 자 등 3항에 걸쳐 할 수 있었다고 하면 현재는 9항에 이르는 대상에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적정폐기물을 발생시켰을 때, 폐기물을 처리한 사람 외에도 수집, 운반이나 보관,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에 입력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입력한 사람 등에게 조치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여 불법폐기물을 줄여보고자 한 제도적 보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당사자가 많아지면서 책임 회피를 하는 주체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법적 책임 문제를 양산하여 관련 공방만 증가한 꼴이 되었다는 지적이 따릅니다. 법 해석상 이렇게 조치명령을 받는 당사자가 많아졌을 때 보충책임(어떤 한 단위가 책임을 질 수 없게 되면 다른 하위 단위가 책임을 져야 하는)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제48조 신구비교>



불법폐기물 관리를 위한 현행법상 규제수단은 방치폐기물처리보증제도, 처리의무의 승계, 폐기물처리조치명령/대집행 등이 있고 이 제도대로만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폐기물처리조치명령의 일환인 과징금 제도는 방치폐기물이 이곳 저곳에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고, 지자체가 대집행(행정상 강제집행의 일종으로, 행정상의 의무자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행정청이 스스로 그 의무자에 갈음하여 그 의무내용을 집행)을 통해 불법폐기물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지자체의 역량으로는 제 때 불법을 발견하거나 막대한 처리비용을 감당해 낼 재간이 없습니다. CNN의 보도로 불명예를 얻은 우리나라의 불법폐기물의 대표 사례인 의성쓰레기산도 불법폐기물을 쌓는 업체에 계속해서 처리조치명령만 내렸지, 해결이 되지 않은 채로 계속 쌓였고, 결국에는 국비까지 투입이 되어서야 간신히 처리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대대적인 보도가 없었다면 의성쓰레기산은 다른 결과를 맞이했을지도 모릅니다. 환경부가 불법폐기물 현황을 전수조사한 것도 이 시점과 맞물립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문제가 있는 것을 해결하면 된다는 간단한 대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 문제해결 지점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되풀이되고 더 심화되는 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겠죠. 환경부는 폐기물이 늘어나고 처리를 해야 하지만 기피시설인 매립장, 소각장을 더 짓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해결책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먼저는 폐기물처리장 설치의 적정성과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한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폐기물 발생량 예측, 폐기물처리시설 현황을 고려하여 적정 수요를 예측하고 기존 시설의 유지, 증설 혹은 신설 등의 개발유형과 함께 규모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지자체에게 인허가를 맡겨 놓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은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할 때는 어떤 작은 규모든 환경영향평가(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꼼수를 부려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미세한 차이로 규모를 축소하거나 인허가 이후 처리량을 늘리는 등이 통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가 필요합니다. 물론 여기에 주민수용성을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겠습니다. 결국 그 시설을 내 집 옆에 두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일 테니까요.


또한 막대한 이익을 얻는 페기물처리장 업체들과 그로 인한 피해를 받게 되는 지자체, 중앙정부, 주민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 대안을 일본의 경우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폐기물처리센터의 처리주체를 일정한 공공성이 확보되는 주체로 제한하였습니다. 이후 불법폐기물로 몸살을 앓았던 일본 내에서도 그 폐기량이 급감하고 재난시 폐기물처리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보고되었습니다(권역별 폐기물공공처리장 설치운영 타당성 연구. 환경부 정책연구용역보고서, 2019). 생활계폐기물처럼 공공의 영역에서 처리한다면 불법폐기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초입니다. 만약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한다면, 생활폐기물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책임을 지듯이 산업폐기물은 국가가 관리책임을 진다는 명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기존에 인ㆍ허가를 받은 산업폐기물매립장 업체가 지나친 초과이익을 얻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환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후관리를 ‘전과정 관리’ 개념으로 바꾸고, 관리의 대상에 사업추진과정, 공사과정, 매립과정과 사후관리 과정에 발생하는 모든 환경적ㆍ사회적 영향(온실가스, 악취, 침출수, 사회적 갈등) 등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현재는 배출업자에게 사후관리이행보증금을 내도록 하고 있지만 유럽의 여러 나라의 경우처럼 매립세를 부과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또한 미국 CERCLA에 따른 SuperFund처럼 기금을 조성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환경문제가 있는 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제안을 할 것이고, 정부와 국회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듣을 수 있도록 활동하고자 합니다. 이후 과정인 토론회가 준비되면 큰 관심으로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