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활동] ‘도시농업과 마을부엌 연계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 방안 마련’ 대안 공론 간담회

서울도시농부포털 기사 전문

 

공동체의 회복, 도시농업과 마을부엌은 어떻게 만날까

 

지난 8월 20일,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먹거리체계 수립을 위해 시민들의 행동을 모으는 운동을 펼쳐나가는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의 주최로, 종로에 위치한 토즈 세미나실에서 ‘도시농업과 마을부엌 연계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 방안 마련 대안 공론 간담회’가 열렸다.

 

도시농업과 마을부엌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도시농업의 다양한 의제를 확장하고, 공동체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마을부엌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소혜순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교육위원장의 사회로 마을부엌 사례발표와 지정토론,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됐다.

첫 번째 사례발표에 나선 임재원 밝은누리 인수마을밥상 운영위원은 ‘마을부엌 활동을 통해서 바라본 도시농업과의 연대’를 주제로 인수마을밥상의 활동 상황과 마을부엌을 통해 형성된 공동체 마을의 모습을 전했다. 특히 인수마을밥상은 기획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품앗이로 육아를 함께 하던 젊은 사람들이 모여 밥을 먹기 위해 시작됐고, 자연스럽게 공동체 마을로까지 발전하게 됐다는 점에서 마을부엌을 통한 이상적인 공동체 형성의 사례를 보여주었다. 주제와 관련해 임재원 운영위원은 마을부엌의 지속과 전파는 식재료의 안정된 공급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인수마을밥상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자체 텃밭을 가꾸고 있고, 연대하는 소농들과의 직거래나 기부로 식자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늘 넉넉한 것은 아니어서 급할 때는 생협 등을 통해 식자재를 마련할 때도 있습니다. 마을부엌은 늘 가동되고 있어야 음식의 질도 좋아지고 활동이 전파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자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장 중요한데, 여러 단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도시농업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부엌 입장에서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식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어서 좋고, 도시농부 입장에서는 생산물 소비의 창구가 마련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연계가 활발해지고 정착되면 마을부엌도 자연스럽게 곳곳에 생기게 될 겁니다.”

 

임재원 운영위원은 현재 인수마을밥상이 공동체를 위한 밥상을 차리는 것을 넘어 사회적 역할의 범위도 넓혀가고 있다며, 민간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에 관해 고민 중이라고도 밝혔다.

 

“대안학교, 각종 텃밭, 공동체 모임, 교육 현장 등에 배식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부엌 공간을 활용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환경, 생태 문제 교육과 토론 자리 등을 마련하고, 기후 위기를 고민하는 청년들과도 연대하는 등의 대외적인 활동도 넓혀가고 있습니다. 활동과 사업을 해나가면서 관에서의 수혜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에서의 창의를 살리는 것도 중요한데, 관을 떠나 민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해보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도 도시농업과의 연계와 협업을 통해 고민을 나누고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농부장터 ‘화들장’을 기반으로 한 ‘동네부엌 활짝’을 운영하는 김선정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의 사례발표였다. 금천구에서 위탁받은 공유 공간 ‘우리동네 커뮤니티센터’를 통해 도시농부들이 생산한 제철 채소를 정기적으로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화들장’과 요리 공간인 ‘마을부엌’을 만든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은, 공유 공간의 한계를 넘고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 모델로서의 마을부엌을 목표로 ‘동네부엌 활짝’을 열었다.

 

“커뮤니티센터 사업이 운영비가 보조되는 구조가 아니었고 자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힘겨운 부분이 있었고, 위탁 운영이 한시적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을부엌을 수익사업으로 만들어 독립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자는 생각에서 ‘동네부엌 활짝’을 시작했습니다. ‘화들장’을 통해 얻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초기 3-4개월 정도는 안정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재료비의 비중이 너무 높아 수익이 기대만큼 나오지는 않았지만 매출은 선전했다. 그런 와중에 올해 코로나19가 왔고, 커뮤니티센터 위탁이 종료됐다.

 

“코로나19로 모든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단체 주문이 끊어져 매출이 줄어든 것도 큰 타격이었지만, 중요하게 여겼던 일회용 용기 사용 최소화 등의 가치적인 원칙들이 무너져 허탈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커뮤니티센터의 위탁이 종료돼 ‘화들장’ 운영도 멈추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선정 이사는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건강한 것이 상품이 되는 것은 아직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도 매주 화요일마다 소농공동체 ‘언니네텃밭’은 꾸준히 농산물을 공급해주고 있고, 열성 소비자들이 그동안의 인연을 놓지 않고 찾아주셔서 힘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내고 있는 결과가 좋지만은 않지만, 어렵다고 도전도 하지 않는다면 바뀌는 것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더 다양한 시도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된다는 것이고 그것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사례 발표에 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관악도시농업네트워크의 여용옥 대표는, 마을부엌을 빌려서 일반 참가자들을 모아 도농 직거래로 함께 나물을 주문하고 밥을 해 먹는 모임의 경험을 소개하며 “도농 직거래를 통해 구입한 농산물을 이용해 마을부엌을 운영함으로써 도농연계와 공동체 활성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단순해 보이는 이런 방식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마을부엌의 운영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텃밭보급소의 이복자 소장은, “도시농업은 전통적 삶의 문화와 밥상공동체 회복 등의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삶을 변화시키는 최소한의 실천”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인수마을밥상’ 같은 공동체가 도시농업의 결정체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농부들이 종 다양성을 고민하고 토종 보존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복자 소장은 “도시에서 토종으로 농사를 지어 텃밭을 매개로 공동체를 회복하자”고 말했다.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조은하 공동대표는 공동체 활성화와 먹거리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 도시농업과 마을부엌을 연계할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은하 공동대표는 “관 주도의 도시농업교육이 일자리 창출과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취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하며 “민간 차원에서라도 공동체 활성화와 먹거리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마을부엌과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해 도시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전달하고 올바른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무리 종합토론에서는 앞서 발표된 사례들과 지정토론에서 나온 주장들에 대해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냈다. 특히 아직은 맞닿지 못한 도시농업과 마을부엌을 만나게 하려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느슨한 마을부엌 네트워크 쪽으로 도시농업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소혜순 교육위원장은 끝맺는 말로 “현실적으로 도시에서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마을부엌을 넘어 공동체까지 간다는 것은 아직 먼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오늘 간담회를 더 큰 발전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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