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응잘 모르고, 안보이는 환경부정의 이야기

2018-09-05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

2017년 가을. ‘환경정의 운동을 예술로 해석하여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도록 해보자’라는 목표로 환경정의展이 기획, 진행되었습니다. ‘환경정의展: 드러나다’는 환경문제로 피해입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 전시이며, 작품은 전부 환경정의 활동 안에서 영감을 얻고 준비했습니다.


너와 나 : 나만 몰랐던 이야기 Unspoken Stories : 김다영 Dayoung Kim


김다영 작가의 '너와 나 : 나만 몰랐던 이야기'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환경피해로 고통받는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즉, 내 주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환경피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작품입니다.


안 보이는 풍경 2017 Invisible sceneries : 우리 WURI


우리 작가의 '안보이는 풍경'은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환경부정의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또한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지만 돌고 돌아 언젠가 내게도 찾아올 환경부정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두 작품 모두 환경정의 환경부정의대응팀의 활동 주제인 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를 중심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두 작품을 살펴보면 관통하는 주제가 있습니다. ‘나와는 먼 이야기, 아직 내 문제는 아닌 일들’ 즉, 환경문제와의 거리감입니다.

환경부정의대응팀과 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의 환경문제. 문제의 시작부터 하나하나 알아보며 거리감을 좁혀볼까요?



"예전에는 공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규제완화로 시작된 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의 환경피해-


김포 거물대리 주민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예전에는 공기도 좋고, 이런 공장 하나도 없었는데…”. 예전에는 동네에 없던 공장, 시설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는 말이고, 기존에 들어올 수 없던 시설들이 동네에 많아졌다는 말입니다. 김포 거물대리 피해의 원인은 바로 ‘규제완화로 인한 비도시 계획관리 지역 내 공장난개발’입니다.

< 관련글 : 나는 공장독재 국가에 살고 있다, 한겨레 2015>


2005년 이전의 계획관리 지역 내에는 10,000㎡ 미만의 소규모 공장과 79개 유해업종에 대해 입지를 제한했습니다. 그러다 2005년 10,000㎡ 미만의 소규모 공장의 입지를 허용하였고, 2008년에는 기업 편의, 창업 절차 간소화를 위해 전체 79개 업종 중 23개 업종의 입지제한을 폐지하였으며 5,000㎡ 미만의 공장은 사전 환경 성 검토 대상에서도 제외하였습니다. 그러다 2009년 화학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업종의 입지 제한을 폐지하였고, 2015년 1월에는 화학업종의 입지까지 완전히 허용하였습니다.

또한 1996년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을 완화하여 공장 설립승인 기준을 200㎡이상에서 500㎡이상으로 완화하였습니다. 즉, 500㎡미만 공장은 행정기관 설립승인 없이도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2008년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수도권 공장 총량제 적용대상도 200㎡이상에서 500㎡이상으로 완화하여 500㎡미만의 공장은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결국 김포 거물대리는 규제완화로 효율성만 강조될 뿐 공평성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우리나라 토지이용 규제의 현주소입니다. 토지를 투자가치로만 바라보고, 개발로 인한 이익이 크다면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문제. 이런 토지이용의 수혜를 받는 집단은 소수이지만, 피해는 지역주민, 국민에게 전가되는 실상이 ‘환경정의展: 드러나다’에 표현된 주인공들의 목소리입니다.



"확인된 김포 환경피해. 보상하고 대책 마련하라"
-김포 거물대리의 목소리와 함께한 환경정의 활동-


주민피해보상을 위한 활동

김포 환경문제는 정부의 일방적 규제완화로 인한 피해가 주민에게 전가된 부정의한 상황입니다. 결국 주민들의 피해를 사회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규제완화를 진행한 정부의 몫입니다. 하여 환경정의는 주민들의 피해를 대변하고 보상받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우선, ‘냄새가 난다’, ‘머리가 아프다’는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환경피해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를 김포시에 요구합니다. 이에, 1차와 2차 역학조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그 결과 2차 역학조사 결과를 통해 거물대리에 오래 거주할수록 요중 니켈수치가 높게 나타났으며, 초원지리 지역 주민의 경우 폐암 발생이 전국 대비 2.0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개별입지의 공장난개발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밝혀진 것입니다.

< 관련글 : 김포 환경피해지역 역학조사 결과 초원지리 지역의 폐암 발생률 전국 대비 2.0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환경정의 2016>

2차례의 역학조사로 확인된 김포 환경문제는 해결되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김포시와 함께 구성한 김포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공대위는 1,2차 모두 파행을 거듭하였으며<기만적인 김포시장 규탄 및 유명무실한 민관공대위 탈퇴 기자회견, 환경정의 2017>, 환경부 특별단속 결과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은 지속적으로 적발되었습니다.<무법천지 김포시 국토·환경관리 및 환경피해 문제 해결 측면에서 환경부가 나서야, 환경정의 2015>

또한 김포 거물대리만큼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자명한 지역이 없기에 구제급여를 신청하였으나 1,2차 모두 기각되었습니다.(1차 구제급여 신청,2016/ 2차 구제급여 신청,2017) 이는 구제법 자체와 운영의 문제이기에 환경정의는 실효성있는 구제법 운영을 위한 활동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정의포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환경오염피해구제법 운영 계획 마련되어야, 환경정의 2016>

<[토론회] 환경오염피해 구제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환경정의 2017>



"미세먼지는 전국 1등...알 수 없는 이상한 냄새..."
-김포시와 거물대리의 현재는?-


위와 같이 김포 환경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시도는 지속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김포시의 안일한 태도는 결국 김포시를 예전과 다를바 없는 아래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습니다.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 전국 1위

환경부 조사결과 김포시는 2017년 기준 미세먼지(PM10)평균 농도가  63㎍/㎥로 전국 1위입니다. 최근 3년을 보면 2015년 전국 5위(57㎍/㎥), 2016년 전국 2위 62㎍/㎥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미세먼지 농도 1위’ 김포서 불법배출 업체 무더기 적발 ,kbs 2018>


김포지역 대기배출사업장 78곳 특별단속으로 47개 위반사업장 적발

지난 6월 18~22일까지 환경부의 김포시 특별 단속 결과 관내 미세먼지 불법배출 의심 업체 78개를 점검하여 총 47개 사업장(50건의 위반행위)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유형별 위반행위는 특정대기유해물질 35건, 특정수질유해물질 9건, 폐기물 6건 등으로 47곳의 위반사업장 중 31곳(66%)이 시설폐쇄명령, 조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았고 33건(66%)은 위반행위가 엄중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015년 환경부 특별단속에서도 총 86개 사업장에 대한 단속 결과 62개 사업장이 적발되었는데, 아직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성명서]정부와 김포시는 환경오염물질배출시설에 대한 일회성 단속이 아닌 환경관리종합계획 수립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 환경정의 2018>


김포 신도시의 이상한 냄새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최근 김포 신도시 주민 중심으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말이 많으며, 이에 따른 김포시 민원 또한 상당하다고 합니다. 김포 신도시는 거물대리, 초원지리 등 공장 밀집지역과 인접하고 있습니다.



"자라난 지역 역량. 김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원동력"
그리고 계속되는 김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정의 운동


정부와 지자체의 태도와 별도로 피해지역주민, 김포 시민사회,환경정의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성과와 원동력은 이제는 자라난 지역의 역량입니다. 지역의 역량이 김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체를 만들고 감사청구를 진행하는 등 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김포환경문제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 활동

2016년 김포 환경문제해결을 위해 구성된 김포환경문제범대위는 이제 지역 시민사화와 피해지역주민을 중심으로 김포 환경문제를 대응하는 중요한 기구가 되었습니다. 최근 지방선거 후 김포시장이 바뀐 이후 김포환경문제범대위는 그간 출범과 해체를 반복한 민관협의회의 운영을 다시 제안했으며, 현재 새로운 체제와 구성으로 김포 환경문제해결을 위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켜보긴 해야하지만 김포시는 새로이 환경국을 신설하였으며, ‘환경수사팀’을 신설하여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지를 보이는 상황입니다.

<김포시장 간담회 : ‘환경국 신설’ 환영하며 ‘사람중심’ 환경공약 철저히 이행하시길.., 환경정의 2018>


김포시 환경오염물질배출시설 입지 및 관리실태 관련 공익감사

환경정의는 2017년 9월 감사원에 김포시민 660여명의 서명을 받아 김포 환경문제에 관한 감사청구를 진행하였으며, 2018년 4월 3일 최종 결과를 받아 공개하였습니다. 그 결과 감사원은 김포시의 사업장 관리감독 소홀, 시료 분석 후 폐기 의혹 등이 드러났으며, 결국 김포시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대응이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논평]김포시, 2015년 환경역학조사 당시 교차분석기관의 토양오염조사에 대해 ‘시료분석 후 폐기’하도록 지시, 환경정의 2018>



"이제 시작인 김포 환경문제.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김포 환경문제는?-


환경정의가 김포 거물대리를 중심으로 규제완화로 인한 난개발 대응과 주민피해보상을 위한 활동을 진행한지 5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모든 것이 환경정의의 노력때문에 나타난 성과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환경정의 활동을 계기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활동들이 있습니다.


김포시와 김포시의회의 약속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 김포시와 김포시의회에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환경정의는 김포환경문제범대위와 김포시장 후보들에게 김포 환경피해 대책 수립을 위한 공개 질의(공개질의 결과)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정하영 김포시장과의 간담회에서는 후보시절 약속한 공약과 질의에 관해 확인하고 구체적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에 정하영 김포시장은 후보시절 공약에 대한 이행을 다시 약속했으며 김포환경문제 해결을 위하여 김포시 행정을 재편하며 환경국 신설을 약속했습니다.

<김포시장 간담회 : ‘환경국 신설’ 환영하며 ‘사람중심’ 환경공약 철저히 이행하시길.., 환경정의 2018>

또한 김포시의회 의원들도 김포 환경문제에 관한 간담회를 진행하였으며 (간담회 결과), 신명순 김포시의회 의장은 단기적으로 ‘민·관협의회 구성’, ‘원탁회의’등을 진행하며, 장기적으로 ‘산업단지 조성’등과 같은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의 약속은 굉장히 희망적이지만 이후 진행과정에서 약속이 지켜지는지는 철저하게 감시하고 재촉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피해지역주민, 시민사회와 만나고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현재의 모습은 이전과 매우 달라진 모습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피해지역주민, 김포시민사회, 환경정의가 힘을 합쳐 꾸준하게 문제제기하고 목소리를 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거물대리에서 더 확장된 환경부정의 대응 운동도 이제 시작입니다."
-개별입지 공장 난개발...김포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기에-


앞서 규제완화와 토지이용 문제를 이야기했듯이 김포 환경문제는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규제가 완화되어 공장이 들어서 고통받는 지역은 김포 이외에도 많습니다. 이에 환경정의는 김포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대응 경험을 토대로 김포와 같은 부정의한 지역이 없도록 활동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통해 문제를 확장하고 깊어지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공장입지와 경제보다 사람이 살 수 있는지가 우선!

-개별입지 공장 밀집지역의 주거환경적합성 평가-

‘공장입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완화하면서, 왜 사람이 사는건 고려하지 않을까? 정말 공장보다는 사람이 먼저 아닐까?’ 주거환경적합성 평가 사업은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장 이주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죽어가는 곳’ 공장 밀집지역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지, 없는지의 평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천사월마을 - 개별입지 환경피해 사례조사] 주민들, 밤낮없는 먼지와 냄새, 소음과 쇳가루로 죽지 못해 살고 있어.., 환경정의블로그 2018>

환경정의가 진행 중인 이 활동은 주거 생활권임에도 공장 밀도가 높은 지역의 주거환경실태를 분석, 평가하여 주거환경 악화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현재 개별입지지역을 중심으로 주거환경적합성 평가를 위해 환경부정의대응팀과 환경정의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연구 중에 있습니다.


환경문제의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김포 환경문제는 수 년동안 문제제기 되었고 지자체와 정부도 어떤 방안을 발표하긴 하지만 아직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환경정의는 지자체 정부의 정책, 개별입지 난개발 해소를 위해 조성된 산업단지 운영 현황 등을 조사하고 이해관계자 (김포시, 지역주민, 공장 관계자)등의 인터뷰를 통해 정책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방안을 조사, 제안하고자 합니다.


결국 김포 환경문제는 환경부정의문제

첫 시작은 김포 거물대리 주민들의 주거환경과 건강피해 문제였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니 '규제완화로 인한 환경부정의'였습니다. 결국 김포 환경문제는 김포 거물대리만의 문제가 아닌 이와 비슷한 규제완화 지역에서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나타나는 문제였습니다.

환경부정의대응팀은 김포 거물대리 사례와 활동을 토대로 이와 비슷한 개별입지 지역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 더 이상 토지이용의 피해가 환경약자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활동을 확장하고 이어갈 계획입니다.

2018년 하반기도, 그리고 그 다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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