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청소년 환경책] 최원형의 소비특강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특강

최원형 지음/ 철수와 영희/ 2017년 11월

허다한 생태적 실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뭘까? 많은 이들이 고민하고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물건을 덜 사고 덜 쓰는 것. 다시 말해 소유와 소비를 줄이는 것. 이것이 내 답변이다. 왜 그런가? 현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적 주범이 자본주의와 산업주의이고, 이 체제를 작동시키는 ‘엔진’이 끝없는 무한 성장을 추구하는 대량생산/대량유통/대량소비/대량폐기 시스템이며, 이것을 떠받치는 핵심 기둥이 바로 소유와 소비이기 때문이다.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가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의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생산, 성장, 소유, 소비 등은 모두 쓰레기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쓰레기는 사람과 자연과 사회를 서로 연결해주는 매개체다. 우리 삶의 거울이자 문명의 발자국이다. 그래서 쓰레기를 들여다보면 이 세상과 우리 삶의 참 모습이 보인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쓰레기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알기 쉽게 풀어놓는다. 성장과 풍요의 함정, 쓰레기의 역사와 지혜로운 소비, 순환 시스템이 파괴된 채 쓰레기로 범벅이 된 지구의 모습, 쓰레기가 처리되는 과정과 방식, 재활용 및 자원 순환의 중요성과 그 방법 등에 관한 이야기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돋보이는 것은 지은이의 균형 감각이다. 일상생활과 관련된 쓰레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구조와 ‘뿌리’의 문제를 놓치지 않는다. 특히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물음들은 청소년 독자에게 묵직한 생각거리를 던진다. 경제성장은 영원히 가능하고 바람직할까? 경제성장 없이 풍요와 행복을 누릴 길은 없을까? 군데군데 지은이의 개인적 경험을 적절하게 녹여낸 것도 자칫하면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재미와 생동감을 불어넣어준다.

 

책이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것이다. “수많은 생명들과 공감할 수 있는 능력”, 곧 “전체를 조망하고 상호 관계성과 조화로움을 이해하며 미래를 늘 염두에 두는 능력”이 생태감수성이다. ‘필요에 따른 소비’가 아니라 ‘소비를 위한 소비’가 판치는 요즘, 내남없이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자질이자 미덕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 문제 자체를 폭넓게 이해함은 물론 쓰레기를 통해 세상과 삶을 보는 안목을 보다 깊이 벼리는 데 귀한 도움이 되는 책이다.
장성익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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