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환경책]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

김신범 지음/포도밭출판사/2017년 11월

“세상을 더이상 위험하지 않게 만드는 건,

우리가 원하는 안전이 무엇인지 우리의 입으로 말하는데서 시작하는 것일지 모른다.”

케모포비아를 넘어
만약 내가 어떤 지역에서 원인 모를 질병이 자꾸 생긴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곳에 갔다, 주민들은 몇 년 사이 들어선 공장 때문이 아닐까 의심한다, 하지만 증거는 없다. 그럼 난 뭘 해야 할까?
그럴 때 나는, 환경운동가들은, 이 분에게 전화를 한다. 『화학물질, 비밀은 위험하다』를 쓰신 김신범 실장님. 지역이나 공장이나 생활에서 어떤 물질이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면 소위 전문가들이 실험실에서 조사와 연구를 해야만 하는데 환경단체도, 주민도, 노동자도, 시민들도 그럴 일을 진행할 능력도, 돈도 없다. 만약에 김신범 실장님이 없었다면 기업이나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면 그냥 믿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이럴 때 김신범 실장님은 우리의 연락을 받고 기꺼이 달려와 주는 분이다. 정확히 말하면 김신범 실장님이 일하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더 정확히 말하면 원진레이온 직업병 환자들의 피맺힌 보상금으로 설립된 녹색병원이 있어 우리는 ‘증거’를 찾고 ‘대책’을 세우는 일을 할 수 있다.

왜 아이들이 자꾸 아픈지, 왜 마을 사람들이 자꾸 암으로 죽어가는지, 너무 일을 많이 해서 생긴 병인지 공장의 환경 때문에 생긴 병인지, 돈을 벌려면 어쩔 수 없는 건지 이런 문제들이 이들이 있어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김신범 실장님이 연구소에서 ‘화학물질’ 때문에 만난 사람들과 사건들을 다룬다. 당연히 이 땅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화학물질 사고를 다루고 있다. 작은 공장에서부터 우리 일상 속 깊숙이까지 파고 들어온 화학물질 사고. 짐작하듯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 역시 다룬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목격하게 된 기업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대목을 읽다보면 분노로 심장이 두근거린다. 이 참사로 그나마 법이 개정되고 기업들이 조금은 바뀌고 있는 걸 읽으며 안도하지만 언제 또다시 유사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이런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이 김신범 실장님은 엄마, 아빠에게, 지역 주민에게, 노동자에게, 아니 부모이자 지역주민이자 노동자인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결국 변화를 만드는 건 우리라고. 우리가 생산과 유통과 소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론 뭘 해야 하는지도 친절히 일러준다. 그러니, 안전한 세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자. 이 책이 내가 뽑은 올해의 환경책이라고 올해 내내 말하고 다닌 까닭이다.

 

 

정명희
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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