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올해의 청소년 환경책] 우리 만난 적 있나요?

우리 만난 적 있나요?
– 이 땅에 사는 야생동물의 수난과 구조 이야기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지음 / 양철북 / 2018년 03월

야생동물은 주로 방송이나 책으로 마주하기에, 실제로 만난다 해도 이름을 알기는 쉽지 않다. 누룩뱀, 흰뺨검둥오리, 바늘꼬리칼새 등이 그렇다. 반대로 너무 익숙하여 야생동물이라는 사실을 잊고 쉽게 지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리, 제비, 고라니 등이 그렇다. 이렇듯 인간과 야생동물의 관계는 흐릿하면서도 복잡한데, 문제는 이 와중에 인간이 야생동물의 천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한 해 1000여 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의 활동가들이 전하는 이야기로,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그러니까 야생동물을 향한 활동을 넘어, 이러한 활동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인간에게 전하는 시도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한반도에 어떤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지, 그러다 어떻게 다치고 생명을 잃는지, 우리는 이 과정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또 영향을 받는지를, 실제로 벌어진 구체적인 사례로 정리한다.
이곳에서는 야생동물을 숫자로 부른다. 11-118, 13-632, 14-080처럼 말이다. 인간이 야생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는 그에 대한 책임은 뒤로 하고 권리만 주장해온 흐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름처럼 보이지 않는 숫자이기에 오히려 있는 그대로 바라볼 가능성이 생긴 것은 아닐까. 야생동물 각각의 이름을 아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 각자의 생명이 인간만큼 소중하다는 것, 그들이 생명을 잃고 삶을 유지할 수 없는 곳에서 인간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겠다. 지금 그들의 생명을 구하고 지키는 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이, 아프지만 희망으로 다가온다.

 

박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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