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를 '메가프로젝트 전격전'의 걸림돌로 취급하는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
— 이재명 대통령의 메가프로젝트 절차 단축 지시에 대한 입장 —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AI데이터센터·피지컬AI) 추진과 관련해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을 연내 제정하기로 했으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 공항을 2028년 하반기까지 이전하고 인근 부지에서는 그 이전에라도 산업단지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이 착공 22개월 만에 완공된 사례를 거론하며 "그에 못지않은 속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 뒤 브리핑에서 "연내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하고 전력, 용수, 교통 등 기반 시설과 주거, 교육 등 정주 여건을 신속하게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방침이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환경영향평가는 투자를 지연시키는 '걸림돌'이 아니라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 최소한의 절차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1차 점검회의에서도 "같은 지역이라면 기존 평가 결과를 원용하고, 새로 하더라도 기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메가특구특별법'이라는 별도 입법을 말하면서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절차 자체를 단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반도체·AI데이터센터 산업은 대규모의 물과 전력을 소비하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산업이다. 그런 산업을 뒷받침하는 절차일수록 더 꼼꼼한 사전 검토가 필요함에도, 정부는 거꾸로 검토 기간부터 줄이겠다는 순서를 택했다. 절차의 신속화가 환경영향에 대한 실질적 검토의 생략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평가가 계획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계획을 사후 정당화하는 절차로 전락하는 것이다. 반도체·데이터센터 산업이 물과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차 간소화로 인해 환경영향을 검토하고 저감할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
하나, '전격전'이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단지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취급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를 위해 광주 군 공항 이전 시한을 못 박고, 이전이 완료되기도 전에 인근 부지에서 산업단지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이는 부지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주민 협의, 용수·전력 공급 계획의 구체화, 누적 환경영향 검토보다 물리적 착공 그 자체를 앞세우는 태도다.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회의에서부터 물과 전력이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의 핵심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두 번째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용수·전력 확보 계획을 제시하기보다 "동시다발적으로 절차를 추진해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이라"는 지시만을 반복했다. 지역 주민과의 협의를 '지역 이기주의'로 규정할 조짐마저 보이는 것은 개발 속도를 위해 정당한 이의제기의 통로마저 봉쇄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다. 대통령이 직접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취지와 역할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 '메가특구특별법'은 특정 산업을 위한 상시적 규제 예외 체제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연내 메가특구특별법을 제정해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제도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더해 별도의 특별법으로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재차 단축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형해화하는 이중, 삼중의 규제 완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더욱이 이 법이 다루는 대상은 개별 공장이 아니라 국가 전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고 특정 지역의 물 문제 전체를 재편할 만큼 거대한 프로젝트들이다. 그런 프로젝트일수록 개별 사업 단위가 아닌 프로젝트 전체 단위의 누적영향평가가 요구되는데도, 정부의 방향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발목잡기로 치부하고, 환경영향평가의 ‘단축’을 직접적으로 주문하는 것은 관계기관 간 협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검토나 '부동의' 의견 제시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 사업 내용과 규모, 부지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뒤늦게 이루어지는 평가는 여러 대안을 비교·검토하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사업을 정당화하는 요식 행위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걸림돌이 아니다. 이는 생태적 한계와 사회적 정의, 공정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미래 세대와 지역 주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 장치다. 이를 절차상의 '지연 요인'으로만 취급하는 인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형식적 절차로 축소·왜곡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환경영향평가제도가 확정된 계획을 정당화하는 절차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물, 전기 등 지역의 생태적 한계와 수용력을 우선 검토하라.
하나, 산단절차간소화법, 메가프로젝트특구법 등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법령의 적용과 제정을 재검토하라.
하나, 기존 평가 결과의 무분별한 원용을 중단하고, 사업 특성과 현재의 환경 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를 충실히 실시하라.
산업 경쟁력 강화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물 부족, 온실가스 배출, 지역 갈등이라는 청구서 위에 세워진다면, 그것은 '대도약'이 아니라 '빚더미'가 될 뿐이다. 메가프로젝트는 지금이라도 속도가 아니라 정직한 계산과 절차적 정당성에서 고민되어야 한다.
2026년 8월 11일
한국환경회의
환경영향평가를 '메가프로젝트 전격전'의 걸림돌로 취급하는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
— 이재명 대통령의 메가프로젝트 절차 단축 지시에 대한 입장 —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AI데이터센터·피지컬AI) 추진과 관련해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을 연내 제정하기로 했으며,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 공항을 2028년 하반기까지 이전하고 인근 부지에서는 그 이전에라도 산업단지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이 착공 22개월 만에 완공된 사례를 거론하며 "그에 못지않은 속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2차 점검회의' 뒤 브리핑에서 "연내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추진해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하고 전력, 용수, 교통 등 기반 시설과 주거, 교육 등 정주 여건을 신속하게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방침이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환경영향평가는 투자를 지연시키는 '걸림돌'이 아니라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 최소한의 절차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1차 점검회의에서도 "같은 지역이라면 기존 평가 결과를 원용하고, 새로 하더라도 기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메가특구특별법'이라는 별도 입법을 말하면서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절차 자체를 단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반도체·AI데이터센터 산업은 대규모의 물과 전력을 소비하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산업이다. 그런 산업을 뒷받침하는 절차일수록 더 꼼꼼한 사전 검토가 필요함에도, 정부는 거꾸로 검토 기간부터 줄이겠다는 순서를 택했다. 절차의 신속화가 환경영향에 대한 실질적 검토의 생략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평가가 계획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계획을 사후 정당화하는 절차로 전락하는 것이다. 반도체·데이터센터 산업이 물과 전기를 대량으로 소비하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절차 간소화로 인해 환경영향을 검토하고 저감할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다.
하나, '전격전'이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제도를 단지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 취급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를 위해 광주 군 공항 이전 시한을 못 박고, 이전이 완료되기도 전에 인근 부지에서 산업단지 착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이는 부지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주민 협의, 용수·전력 공급 계획의 구체화, 누적 환경영향 검토보다 물리적 착공 그 자체를 앞세우는 태도다.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회의에서부터 물과 전력이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의 핵심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두 번째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용수·전력 확보 계획을 제시하기보다 "동시다발적으로 절차를 추진해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이라"는 지시만을 반복했다. 지역 주민과의 협의를 '지역 이기주의'로 규정할 조짐마저 보이는 것은 개발 속도를 위해 정당한 이의제기의 통로마저 봉쇄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다. 대통령이 직접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취지와 역할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 '메가특구특별법'은 특정 산업을 위한 상시적 규제 예외 체제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연내 메가특구특별법을 제정해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제도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기에 더해 별도의 특별법으로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재차 단축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형해화하는 이중, 삼중의 규제 완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더욱이 이 법이 다루는 대상은 개별 공장이 아니라 국가 전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고 특정 지역의 물 문제 전체를 재편할 만큼 거대한 프로젝트들이다. 그런 프로젝트일수록 개별 사업 단위가 아닌 프로젝트 전체 단위의 누적영향평가가 요구되는데도, 정부의 방향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발목잡기로 치부하고, 환경영향평가의 ‘단축’을 직접적으로 주문하는 것은 관계기관 간 협의 과정에서 실질적인 검토나 '부동의' 의견 제시를 어렵게 만들 것이다. 사업 내용과 규모, 부지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뒤늦게 이루어지는 평가는 여러 대안을 비교·검토하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사업을 정당화하는 요식 행위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 사업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걸림돌이 아니다. 이는 생태적 한계와 사회적 정의, 공정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미래 세대와 지역 주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 장치다. 이를 절차상의 '지연 요인'으로만 취급하는 인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
이에 우리는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형식적 절차로 축소·왜곡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환경영향평가제도가 확정된 계획을 정당화하는 절차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물, 전기 등 지역의 생태적 한계와 수용력을 우선 검토하라.
하나, 산단절차간소화법, 메가프로젝트특구법 등 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법령의 적용과 제정을 재검토하라.
하나, 기존 평가 결과의 무분별한 원용을 중단하고, 사업 특성과 현재의 환경 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평가를 충실히 실시하라.
산업 경쟁력 강화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물 부족, 온실가스 배출, 지역 갈등이라는 청구서 위에 세워진다면, 그것은 '대도약'이 아니라 '빚더미'가 될 뿐이다. 메가프로젝트는 지금이라도 속도가 아니라 정직한 계산과 절차적 정당성에서 고민되어야 한다.
2026년 8월 11일
한국환경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