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기자회견]“기후악당 대선후보를 찾아라” 20대 대선 기후정책 평가


1. 총평
역대 어느 대선보다 기후위기 이야기가 많아진 것 사실이지만, 각 당의 정책과 후보들의 발언의 깊이와 진지함은 여전히 미흡하다. 후보들이 기후정책을 먼저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기 보다는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물음에 소극적으로 대답하는 수준이다. 정의당처럼 기후위기를 이번 선거 제 1 의제로 내세운 경우도 있으나, 여론조사 1~3위권 후보들에게는 대부분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어느 때보다 기후위기에 큰 관심을 갖고 후보 선택을 고민하고 있음에도, 대선 구도와 분위기가 가십성 이슈 공방 위주의 혐오 대선으로 흐르면서 유권자의 선택에서 기후정책이 핵심적 기준이 되거나 세부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20대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기후정치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며 대선 이후에도 기후위기 대응은 장기적 과제가 될 것이므로, 이번 대선이 기후의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풍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모든 노력이 쏟아져야 할 것이다.


2. 후보별 약평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난 12월 28일 각 후보에게 보낸 정책질의의 회신 결과를 토대로 후보별 기후정책 평가를 수행했다. 윤석열, 김동연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음에 따라, 언론 보도 등에서 드러난 발언을 근거로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 대전환과 에너지 고속도로를 대표 정책으로 포함했으며, 탈탄소 산업전환이나 RE100 산단 등 대부분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연속선에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지원과 개발 중심이며, 과감하게 중단하거나 규제를 하겠다는 정책은 보이지 않았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모두 핵발전 활용, SMR 개발 등 탈핵정책 철회를 강조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말고는 구체적인 탄소 감축 방안이 모호했다. 안철수 후보의 한미원자력협정 강화를 통한 파이로프로세싱 활용은 현실성이 의심스러웠다.

△심상정 후보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온실가스 50% 이상 감축, 석탄화력과 내연기관차 중단 등 감축과 전환 목표 상향에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1가구 1태양광, 녹색교통체계 구축, 농산어촌 녹색대전환 등 큰 방향의 기후정책이 확인되었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상당히 촘촘한 기후정책을 제시했다. 국가와 공공이 책임지는 에너지 시스템을 강조하고, 동아시아 평화구축을 위한 기후대응과 재생에너지 남북 협력을 제안했다.

△기본소득당의 오준호 후보는 탄소세와 연동한 기본소득, 그린뉴딜 기금의 투자수익을 기본소득으로 배당하는 등 당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기후정책을 보여주었다.

△사회주의 공동투쟁본부의 이백윤 후보는 재벌이 만든 기술로 기후위기 대응을 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생산과정의 탄소배출 직접 규제와 기후정의 권력의 재구성을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은 데다가, 언론 보도에서도 기후정책으로 강조되는 발언은 찾기 어려웠다.


3. 핵심 이슈에 대한 찬반 결과와 평가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세 가지 기후정책 이슈(탈핵 지속,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 중단,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찬성한다고는 하지만 모두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핵발전도 신한울 3,4는 국민 여론 고려, SMR은 연구개발은 필요하다고 밝혔고, 석탄화력도 민자사업이라 중단을 위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고 답했다. 신공항도 지방 발전 등의 이유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탄소중립 공항을 언급했지만 현실성은 의문스럽다.

윤석열 후보는 답변서는 안 보냈지만, 그동안의 발언들을 종합할 때 세 가지 이슈 모두에 분명한 거부 의사를 보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핵발전 이용 의지가 강력하고, 석탄발전도 폐쇄 보다는 배기가스 제로 장치 이용을 말했다. 신공항도 주민과의 소통 속에서 검토하겠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 김재연 오준호 이백윤 후보는 모두 탈핵 지속, 조기 탈석탄, 신공항 중단에 동의했다.

이 세 핵심 이슈에 대해 후보들은 유권자의 판단의 기준이 될 정도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선두권 후보들이 미온적이거나 대부분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세 쟁점에 대한 입장과 비상행동의 대표정책 제안에 대한 수용 의사, 내세우고 있는 기후정책을 전체적으로 검토하여 비상행동은 각 후보에 대해 네 글자의 평가를 제시한다.

[표] 기후위기비상행동의 대선후보 기후정책 평가


4.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기후대선 10대 정책 제안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지난 해 12월 10일, 500여 명의 온라인투표와 현장심사를 통해 10개의 기후대선 대표정책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은 △기후정의에 입각하여 책임과 피해의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시장과 기술 중심의 성장중심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정책, △사회경제체제의 전반적인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정책,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기후위기 당사자들 주체가 된 정의로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 △대다수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다.

치열한 경쟁과 멘토심사단의 토론에 힘입어 선정된 10가지 대표 정책은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현재에도 이슈가 되고 있는 시급한 요구들로서 “당연한 요구 5개”와 기후위기비상행동이 새로이 요구하거나 진지한 논의를 제안하는 정책 요구들로서 “새롭고 과감한 요구 5개”로 제시된다.


1) 당연한 요구 5개

“기후악당 국가의 오명, 기만적인 감축 시나리오는 이제 그만”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상향
매우 미흡한 과정과 소극적인 목표로 수립된 2030 NDC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탄소예산 개념과 기후정의의 원칙에 따라 상향하여 재작성할 것. 또한 위험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의 현실 대안이 되지 못하는 핵발전(SMR, 핵융합 포함), CCUS 등 불확실한 음의 배출 기술, 산림흡수원 및 국외 감축분을 시나리오에서 배제할 것.

“기후정의 하랬지, 누가 녹색성장 계속 법 만들래?”탄소성장법 폐기와 기후정의법 제정
제대로 된 기후위기 대응법 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국회에서 의결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은 기업 지원과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2030년 NDC도 35% 이상이라는 낮은 목표를 포함하여 기후위기 대응 기본법의 역할을 못하고 있음. 이 법은 비상행동 등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기후 소송이 제기된 상황임. 탄소성장법 대신 제대로 된 기후정의법을 다시 만들 것.

“에너지전환은 분명한 목표와 정의로운 방식으로”재생에너지 보급, 탈석탄과 내연기관차 전환 목표 재설정
실효있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 시급히 상향되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수단인 조속한 탈석탄과 내연기관차 종식이 요구됨. 그러나 이에 대한 시한과 목표가 분명하게 명시되지 않아 기업과 국민에 적절한 시그널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 증가도 이어지고 있음. 탈핵, 탈석탄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에너지전환의 주요 목표와 수단을 분명히 하고 노동과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을 정책 원칙으로 삼을 것.

“기후위기 가속화 하는 토건 프로젝트 전면 중단”삼척 블루파워 등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와 가덕도, 새만금, 제주 2공항 등 신공항 중단
2030 NDC와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추상적인 숫자 공방에 빠지지 않고 당장 해야 할 감축 행동에 나서기 위해서, 이미 진행되거나 추진되고 있는 온실가스 다배출 발전 및 토건 프로젝트에 대한 중단과 백지화를 요구함.

“기후위기 앞에서 공공성 확보는 필수”국민 생활의 핵심 부문의 보편적 공공서비스 제공(에너지, 먹거리, 이동, 보건, 주거)
에너지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이 사회적 약자와 지역의 피해를 수반하는 것이 아니라, 더 확고한 공공적 보호망과 더 안정적이고 편리한 생활 수단 보장으로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해야 함. 특히 에너지, 먹거리, 이동, 보건의료, 주거 등 필수 부문 공급을 시장에 의존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기본권 보장과 공공서비스 제공 수단을 마련할 것.


2) 새로운 요구 5개

“일자리가 없다구요? 기후를 살릴 수많은 노동자가 필요합니다”국민 기후일자리 프로그램 시행
국가적 수준에서 기후-일자리-산업-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스케일 있는 정책이 요청됨. 영국의 100만 기후일자리 캠페인과 미국의 시민기후단(CCC, Civilian Climate Corps)에 버금가는 국민 기후일자리 프로그램을 통해 기후위기와 노동 체제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것으로 요구. 국민 기후일자리는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국민에게 에너지 전환과 환경 보전, 생태 농업, 돌봄 등 기후와 환경을 살리는 영역에서 정부와 공공부문이 직접 고용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 국민 기후일자리는 실업의 공포를 줄이고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풍부한 역량을 확보하며, 국가 전체의 일자리 기준을 상승하고 비시장적 돌봄 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만들 수 있음.

“지구 온도를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노동시간 단축”주 4일제와 에너지 휴가제 도입
영국 환경단체 ‘플랫폼 런던’의 보고서는 영국이 주4일 근무제로 전환하면 온실가스 배출의 21.3%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보여줌. 또한 한국은 폭염 혹한기에 휴가를 연장하면 석탄 및 핵발전소 7~8기 분량의 전력피크를 줄일 수 있음. 주4일 근무와 에너지 휴가제 도입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노동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며 한국의 장시간 노동체제를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을 것.

“기후위기 대응의 터전 농촌과 농민을 살리기 위한 확실한 방안”식량 자급률 상향 법제화와 생태유기농업으로의 과감한 전환
푸드 마일리지 감소와 농업 에너지 절감, 국내 농업과 농토의 기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식량 자급률 상향의 법제화와 생태유기농업의 과감히 전환이 이루어져야 함. 2019년 기준 21%인 곡물자급율을 204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기 위한 자급률 상향을 법제화하여 단계적 목표를 포함한 계획 수립을 의무화하여야 함. 그리고 토양의 온실가스 흡수를 높이고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약과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관행농업을 생태유기농업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하며, 논농업을 유기농업으로 전환하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함.

“기후를 걱정하고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정부로”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조직 개편
기존 에너지 정책은 기후 및 대기 정책과 연계되지 않고 ‘값싼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만을 우선시했음. 특히 산업부는 산업 경쟁력 강화, 수출 확대를 통한 경제 발전을 상위 목표로 추구하면서 에너지 수요 관리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상충된 정책을 추진해왔고, 기획재정부는 시장과 성장만을 중시하여 기후위기 대응을 체계적으로 가로막고 있음. 기재부를 해체하고 산업부, 환경부 등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는 기후와 에너지 정책 부문을 통합하고 권한을 부여하며, 기후부총리를 신설하는 등 기후와 에너지 정책의 정합성을 높이고 위상을 강화할 것을 요구함.

“기업과 부자에 세금을, 국방비와 토건예산은 기후위기 대응으로”정의로운 기후 재원 마련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전환에 따른 비용이 사회적 약자 및 노동자 등 시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부담원칙에 따른 재정전략이 마련되어야 함. 탄소다배출 기업과 부유계층에게 공정한 몫의 책임을 부과하는 과세체계를 마련해야 함. 또한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감축 및 폐지해야함. 불필요한 토건사업과 과도한 국방예산 등을 과감히 축소하고, 탄소감축과 사회안전망과 공공성 확보 등에 필요한 정책에 과감한 재정을 투여할 수 있도록 하며, 예산 지출은 노동자, 농민, 소상공인 등 시민들의 실질적인 혜택이 갈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함.



[기자회견문]
기후위기 빠진 대선이 기후위기를 보여준다

최근 한 시사주간지의 보도는 한국 유권자의 1/3이 기후위기를 후보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볼 용의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 유권자들은 그런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유례없는 혐오대선 짜증대선으로 치닫고 있는 대선 구도가 기후위기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선택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죽는다는 협박이 인류와 생태계의 멸종을 가져올 기후위기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염려를 대선 공간에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유력 대선후보들의 정책과 언행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기후악당 국가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처지와 이미 곳곳에서 기후변화의 피해를 보고하고 있는 사회 집단들에 대한 관심과 걱정은 찾을 수가 없다. 기후위기를 걱정한다고 말은 하지만 미세먼지와 배기가스, 온실가스를 구별 못하는 후보, 쉽지 않지만 가야 할 배출제로의 길을 고민하기 보다는 기승전 탈원전만 말하는 후보는 우리를 절망하게 한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이 8명의 대선후보에게 보낸 정책질의 결과는 우리의 염려가 어긋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제 1야당 후보는 답변 자체를 거부했고, 여당 후보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만 연발하며 지난 정부들의 안일한 자세를 교정할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유력 후보들은 기후정책을 먼저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기 보다는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물음이 던져져야 그나마 소극적으로 대답하는 형편이다. 기후위기를 선거의 주요 의제로 내세우고 노력하는 후보들이 확인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여론조사 1~3위권 후보들에게는 여전히 심각한 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이렇게 기후위기에 안일하거나 본질을 회피하는 세 명의 후보들에게 ‘기후악당 후보’라는 칭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위기가 빠진 지금의 대선은 역설적으로 이것이 기후위기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는 절망으로 이번 대선을 끝낼 수 없다.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가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적지 않게 좌우할 것이지만, 누가 되든 기후위기의 영향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은 훨씬 긴 시간 동안 우리 모두가 함께 경험하고 나서는 과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남은 대선 기간 동안, 기후위기가 전면적으로 논의되고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정직한 해법들이 논의되며 유권자들이 기후시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끝으로, 남은 대선 기간 동안 기후위기를 단일의제로 다루는 원포인트 TV토론회를 개최하고 모든 후보들이 참여하도록, 후보 캠프와 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방송사에 요구한다. 그 자체로 복잡하고 어려운 쟁점들을 담고 있는 기후위기는 여러 주제들 중 하나로 양념처럼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후보들의 인식과 진정성을 모두 보여주고, 한계와 더불어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하는 단일의제 토론을 한 회 이상 가질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위기에 빠진 대선을 넘어, 기후위기는 더 나은 민주주의와 연대를 통해 극복될 수 있고 이번 대선이 그러한 중요한 깨달음과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다시 한번 희망하며 호소한다.

2022년 1월 27일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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