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논평] 개발과 토건중심 말잔치에 기후위기 정책이 실종된 지방선거

개발과 토건중심 말잔치에 기후위기 정책이 실종된 지방선거

- 정쟁으로는 지구 온도를 낮출 수도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수도 없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중요한 선거였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의 삶은 사라졌고, 윤심과 명심이라는 정쟁과 편가르기만 남았다. 누구의 편인지 줄을 세우고, 시민들을 윽박지르는 선거였다. 양당 공히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과 골목골목 삶의 대안을 말하지 않았다. 더 높은 빌딩과 더 많은 도로, 더 많은 공항과, 더 많은 차들을 말하는 후보들은 차별화조차 되지 않았다. 그저 유력 정치인의 친분만이 정치적 자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각해져가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에 대한 진지한 정책경쟁, 불평등과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위한 대안모색도 사라졌다. 기후위기는 지구적 위기이지만 풀뿌리에서부터 시작하는 대안모색을 시작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이를 위한 정책경쟁의 장이어야 했다. 하지만 모든 후보들은 입을 모아 누가 더 부동산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 누가 더 토건 사업을 잘할 수 있는지만 목소리를 높였다.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그저 모두가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허언의 향연 뿐이었다.

당장의 화려한 개발공약이 주는 말의 공허함은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도, 아이들의 평온한 미래도, 지금 우리의 안전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의 목소리는 철없는 목소리로 치부되었다. 기후와 안전을 고민하는 목소리는 정치영역에 닿지 못했다. 한국환경회의는 반성한다. 기후위기의 문제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불평등과 함께 약자에게 더욱 가혹할 것이라는 것을 더 열심히 말했어야 했다.

선거는 우리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경쟁의 장이다. 단순히 투표행위만이 민주주의의 꽃이 아니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자, 현재에 대한 평가이자, 미래에 대한 고민의 대결이어야 한다. 기후위기의 시대, 과연 이번 선거가 그러한 선거였는지 모든 정당들 또한 반성해야 한다.

한국환경회의는 모든 정당들과 당선인들의 공약과 그 이행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회색이 아니라 더 많은 녹색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현재는 더 안전해야 한다. 한국환경회의는 더 많은 시민들과 우리의 오늘을 성찰하고 내일을 고민하는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2년 6월 2일

한국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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