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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소비, 녹색소비. 경제위기시대에 가정과 환경을 살리는 녹색 소비생활이란?

2009-05-07

친환경 소비는 과소비가 아니다.

위기의 가정경제 ‘부’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놀랍지도 않은 일상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실업자가 100만이 넘어섰다고 하고 대기업들 중에서도 부채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저기 구조조정, 일자리 나누기 등 우리의 가정경제를 위협하는 이야기들이 즐비하다. 거기에 고환율로 인해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주가가 오르니 이제는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주가나 부동산 가격은 경제 회복의 신호일 경우도 있지만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에서 오는 일시적인 거품일 경우도 적지 않다.


설사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 하더라도 당장 일거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수준의 가계부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거시지표상에 경제회복 신호가 있든, 아니면 더한 위기상황으로 치닫든 가정 경제는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지난해까지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온통 장밋빛 전망들이 주류를 이루던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위기가 번지는 것에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또한 여전히 남아 있는 막연한 기대심에 다가오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픈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위험신호는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며 무시하며 지나칠 만큼 간단하지 않은 것들이다. 여러 위험신호들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가계 경제 부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저금리 경제 환경에서 성실한 저축은 단지 가난한 것을 벗어날 뿐 부자가 되는 길은 아니라며 기본에서 벗어난 가계 경제 운영을 해왔다. 그 결과 저축률은 2%대로 떨어졌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단한 재테크 비법을 통해 돈을 ‘불려야 한다’는 믿음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그 결과 가진 돈이 빤한 보통의 사람들은 빚을 내서 투자하고 빚을 내서 돈을 불리려는 무모함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현재 가계 부채 800조라는 현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그 부채 중 상당량이 집 한 채 마련하려는 소박한 의욕 일뿐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집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 값이 오를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었다.


즉 저축을 통해 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빚을 무리하게 내서라도 집을 장만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부동산 불패 신화 속에서 집에 무리한 것이지 단지 소박한 의욕일 뿐이었던 것이 아니다.


물론 이것은 빚을 무리하게 낸 사람들의 잘못은 아니다. 그 사람들이 그렇게 믿게끔 만든 사회구조에 문제가 있었다. 책을 통해 언론을 통해 끝도 없이 부동산만이 부자되는 비법이라고 사람들을 몰아부쳐 왔던 사회 분위기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렇게 한번의 커다란 기회를 잡아 부자가 되지 못하면 평범한 삶도 유지하기 힘들다는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함이 존재하는 불안정한 사회 구조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런 잘못된 사회적 의식에 너무 쉽게 속아준 것이 이제 화근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잡동사니 잔치를 끝낼 때이다.


부동산 불패 신화, 돈을 불려야 한다는 과도한 부자 열풍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버는 돈을 관리하는 것이 잘 살기 위한 필수가 아니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절약의 생활 습관을 과거의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아껴쓰고 쪼개 쓰고, 그래서 미래에 필요한 재원을 당장의 알뜰함으로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한다는 기본이 무너져버렸다.


한 달 힘들게 번 돈을 너무 쉽게 쓰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도대체 어디에 얼마가 나가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들의 재무구조를 분석해 보면 그다지 즐겁고 행복한 소비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단지 아껴쓰는 것에 대한 긴장감이 불편해서 편안해지겠다며 방만해 졌을 뿐 소비의 내용을 보면 온통 잡동사니 소비가 많은 것이다. 30평형대 집에 냉장고도 큰것, TV도 크다. 조금만 더워도 에어콘을 틀고 냉장고에는 냉장식품, 냉동식품이 가득하다. 밥하는 것이 귀찮아서 주중에도 싸구려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주말이면 으레 대형마트에 가서 잡다한 소비재를 하나 가득 쇼핑해 온다. 가뜩이나 넓지 않은 아파트를 이런 저런 소비들도 자꾸 채워 넣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집이 좁다고 자신의 현실을 비관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소득구조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잡동사니 소비로 평달의 월급을 넘는 마이너스 현금흐름도 유지하기도 한다.


보너스 달에 채워 넣으면 된다는 생각에 마이너스 통장을 유지하고 신용카드로 할부로 소비를 하는 것이다. 샐러리맨 연봉은 보통 달에는 적은 돈을 수령하고 보너스 달은 명절 때나 연말 연초에 몰려있다. 그 때 한꺼번에 나머지 연봉을 수령하는 것이다. 즉, 연 소득이 5천만원이라도 일 년 중 절반 정도는 400만 원이 아니라 300만 원이 채 안 되는 돈을 받는다. 그런데 지출은 연 소득 나누기 12에 맞춰 하는 가정이 많다. 즉 고정 지출을 400여만 원에 맞추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보통 달에는 100만 원 가량이 마이너스가 된다. 소득과 고정 지출 간의 균형이 깨지니 마이너스 대출 사용이 일상화 되어 버립니다. 결국 생활비로 인해 일상적인 빚을 끌어 쓰는 것이 구조화 되는 것이다. 가끔씩 신용카드 할부 이자도 감당하고 마이너스 통장 이자도 감당해야 하니 수입 지출의 불균형으로 인해 금융비용이 고정 지출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소득의 변화는 점진적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자꾸 고정 지출이 커져 버리면 잘못하면 평생을 금융비용을 지불하며 살아야 할 위험이 있다. 그 돈이 잘못하면 자녀의 대학등록금만큼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이 대학등록금을 미리 끌어다 일상적인 잡동사니 과소비를 하고 있다고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명품이나 고가품 소비만이 과소비가 아니라 잡동사니 소비, 소득과의 불균형한 소비가 잘못하면 아이 대학 등록금 마련할 기회를 차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미래에 중요하게 써야 할 돈을 알고 보니 대단히 하찮은 것들에 소비하느라 미리 당겨 써버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절약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소비는 전체 경제흐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소비가 활발해야 경제가 선순환 한다는 믿음까지 가졌었다.

그러나 그런 믿음으로 무분별하게 소비를 늘려온 탓에 현재 고물가 고금리라는 경제 악재들앞에서 급격하게 소비가 줄 수밖에 없는 불황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지금까지 돈을 불리라는 주문을 걸어온 재테크 열풍이 순식간에 절약과 짠돌이 경제 습관의 필요성으로 돌변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제라도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주문을 하는 것으로 당연히 필요한 이야기이겠으나 마음은 불편하다.

부자되라고 선동하더니 그래서 그 선동에 무리해서 투자했는데 그 투자의 결과는 모르겠고 어려우니 돈이나 아껴쓰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는 것이다.


절약은 가난을 벗어날 뿐 부자되는 길은 아니라는 말도 허황된 욕망을 자극하는 나쁜 선동이다. 그러나 반대로 어쩔 수 없으니 이제 아껴쓰기나 하라는 말도 좋은 이야기는 아니다.

돈이 없어서 아껴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더 잘 쓰기 위해 절약이 필요한 것이다. 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비를 포기하게 되면 사람은 보상심리를 쌓게 된다. 그 보상심리는 어느 순간에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다 한순간에 폭식을 해버리는 것 처럼 밀린 지출을 충동적으로 해 버리는 오류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절약에 대한 사고 전환부터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절약에 대해 경제가 어렵고 물가가 올라서 어쩔 수 없이 줄이는 불편한 고육지책이라는 누명부터 벗겨내야 한다.


돈은 쓰기 위해 모으고 쓰기 위해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하는 것이다. 절약이란 소비를 포기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더 많이 쓰기 위해 소비를 지연시키는 것이다. 소비를 지연시킨 만큼 저축을 통해 돈을 모아 더 크게 잘 쓰는 과정이 바로 절약인 것이다.


게다가 매 순간 우리가 절약을 포기하는 소비는 대단한 소비가 아니라 상당부분이 잡동사니 소비이다. 우리의 행복과 무관한 잡동사니 소비를 지연시키면 당연히 매월 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로 인해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할 일이 없어진다. 할부수수료를 부담할 필요도 없고 갑작스런 목돈지출할 일이 발생했을 때 조차도 가진 목돈이 없어 가입해 두었던 보험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깨서 손해 볼 일도 없는 것이다. 이래저래 충동적인 잡동사니 소비로 생기는 불필요한 비용들을 아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잡동사니 소비를 줄이고 현명한 소비 지연, 절약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가장 적은 소득일 때를 기준으로 소비 예산을 세워야 한다. 소득에 대한 예측을 전제로 가장 적은 소득일 때조차 돈을 남기기 위해 치밀한 예산을 바탕으로 돈을 관리해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담을 느낀다. 어떻게 그렇게 지독하게 사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것은 돈을 무조건 안쓰는 구두쇠가 되는 과정이 아니다. 번 돈은 최대한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자물쇠를 잠가 두고 대신 그 돈에 이자를 붙여 더 많이 쓰고 사는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다. 결국 전체적으로 쓰고 사는 돈은 적지 않은데 그달 그달 버는 돈을 쓴 것이 아니라 번 돈은 저축하고 저축이 만기가 돌아와 모인 돈을 쓰고 사는 것이다. 대게의 경우처럼 먼저 써버리고 나중에 필요한 돈은 재테크로 불려 보겠다고 위험을 끌어 안는 것과 다른 것이다. 절약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계 재무구조가 바로 선순환 구조인 것이고 후자가 미래의 가처분 소득을 끌어 쓰는 악순환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기에는 빠듯한 예산 하에 고된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 인내는 즐거운 인내이다. 돈이 없어서 소비를 포기하고 만다는 욕구불만을 쌓는 과정이 아니라 소비를 지연시킨다는 즉 모아서 언제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희망을 꿈꾸면서 감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으로 평생을 선순환 가계 재무구조를 유지한다면 당연히 번 돈을 쓸 뿐 아니라 그에 이자까지 붙여 쓰는 것으로 전체적인 소비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중간 중간 돈이 부족해 낭패를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원활한 소비로 인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측가능한 경제구조로 만들어 더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고물가 고금리 시대 돈이 없으니 절약하자는 이야기 대신 불필요한 잡동사니 소비를 버리고 미래를 위한 소비를 더 멋지게 계획하면서 소비를 지연시키는 절약, 미래를 꿈꾸는 절약을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친환경 소비는 욕구를 통제하는 합리성이다.


생활 속에서 현명한 소비를 하는 것은 부지런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돈돈 거리면서 쉴새없이 돈 걱정하는 불안한 현실을 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생활 속에서의 부지런한 불편함을 마다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당장 밥 세끼 굶을 일도 없고, 돈이 없어 아이들 학원비 밀릴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침에 눈 떠 저녁때까지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돈 이야기입니다. 내가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이 바로 돈 걱정입니다.”


상담 중 어느 고객이 한 말이다. 이 정도면 영국의 어느 의사가 이야기한 ‘돈 걱정 증후군’ 즉 질병이라 이야기 할만하다. ‘돈 걱정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의 특징은 끝도 없이 돈 이야기를 하고 돈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이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 따져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날에 언제 얼마가 필요할지 계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막연히 돈에 대해 불안해하고 초조해 할 뿐이다.


우리의 미래는 대단히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 것조차 언제 위협받을지 모르는 현실이다. 지독한 승자 독식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어느 날 갑자기 내가 가진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미래 불안은 걱정만 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하고 걱정된다면 우리의 소득과 지출을 잘 따져보고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돈을 벌 수 있는지, 앞날을 위해 무엇을 필요한지  꼼꼼히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당장의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강박관념처럼 대형 마트에 간다. 그리고는 무겁고 커다란 카트를 밀고 불편한 쇼핑을 하며 상당한 시간을 허비한다. 복잡한 주차장 안에서 한참을 기다리는 수고도 감수하며 별것 아닌 기획코너에 줄을 서는 불편함도 마다않는다. 당장의 생활비가 부족해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꺼내 쓰면서도 생활의 군살을 빼기 위한 가계 구조조정을 미룬다. 옆집 아이 때문에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하고 심지어 아이가 학습 스트레스로 만성두통에 시달려도 그 정도는 이겨내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다고 이야기하는 독한 엄마도 있다. 그리고는 교육비 때문에 또 다시 돈 걱정을 하고 가족끼리 돈에 관한 불편한 대화들로 갈등한다. 게다가 이런 걱정을 체계적인 준비와 노력으로 극복하기보다 부동산이나 펀드 등의 투자 한방으로 날려버리고 싶은 욕망까지 갖는다.


이런 모습은 시험이 무진장 어렵다는 소문에 공부는 안하고 계속 걱정만 하는 것과 닮았다.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가족들에게 짜증내면서도 저녁마다 드라마보고 주말마다 늦잠을 자는 아이 말이다. 수업시간에는 늘 졸고 와서 비싼 과외를 시켜주지 못하는 부모를 탓하고, 부자 집에서 태어나지 못해 공부를 잘 할 수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시험 하루 전날 밤새는 것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아이가 사실은 ‘돈 걱정 증후군’에 빠진 엄마들의 모습이 아닐까?


돈 걱정에 한숨 쉬다가도 홈쇼핑 채널을 보다 흥분하며 전화 돌리는 엄마의 일상을 우리 아이들이 보고 있다. 매순간 돈에 대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하지는 않고 요행을 통해 욕망을 쉽게 채우며 공짜 미래를 바라는 것은 하룻밤 벼락치기로 대학에 진학 할 수도 있다는 황당한 생각과 다르지 않다. 결국 우리는 알게 모르게 벼락치기의 신화와 노력 없는 기적, 확률 낮은 행운에 저당 잡혀 아이들이 미래를 헛되이 꿈꾸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봐야 한다.


친환경 소비는 품위 있는 절약생활이다.


게다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욕망에 이끌린 무분별한 소비야 말로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불편한 일이라는 사실이다. 단지 당장의 욕망을 생각없이 채우는 의식의 게으름이 허용될 뿐이다. 소득을 따지고 지출을 따지는 불편한 부지런함 대신 되는대로 쓰고 버는 돈은 늘 걱정하는 그런 편안함인 것이다.


결국 그런 과정으로 일상의 소비생활을 이어가니 돈은 돈 대로 쓰고 소비의 결과는 늘 잡동사니소비이다. 이런 잡동사니 소비가 바로 우리 집을 불필요한 잡동사니들로 비좁게 만들고 더 나아가 환경에 커다란 오염을 낳는 것이다.


친환경 소비의 첫번째는 합리적인 경제적 의사결정과정을 생활화함으로써 의식은 부지런해지는 것이다. 대신 쇼핑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잡동사니 가득한 집안 청소에 불편했던 일상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이다.


식단을 짜서 필요한 지출만큼만 소비함으로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화려한 조명과 광고효과에 속아 욕망에 이끌린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와 생활재를 선택할 줄 아는 지혜로운 소비자가 되는 과정이다.

대형마트의 유통구조는 알고보면 대형소비를 유도한다. 최근 많은 소비자 단체에서 지적하듯이 가격경쟁력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자세히 알고 보면 속임수도 상당하고 제품의 질 자체도 의심의 여지가 많다.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로 제조업체들을 쥐어짜는 장사를 하기 때문에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제품의 질을 떨어뜨려 이익을 보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진열효과와 조명효과, 묶음 판매와 기획판매 등의 마케팅 속임수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비좁은 집에 잡동사니를 쌓게 하기 위해 돈까지 쓰게 만드는 것이다.


심지어 대형마트 제품들은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 특히 먹거리들은 생협의 안전한 유기농 제품들과 비교를 해보면 절대 싸지 않을 뿐 아니라 몇 몇 품목들은 비싸기 까지 하다.


특히나 대형마트에 가서 대기업 유기농 제품을 끼어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소비금액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대기업 유기농 제품들은 생활협동조합의 유기농 제품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과소비가 아닐 수 없다.


소비의 함정, 백화점과 마트의 마케팅 효과의 속임수


마트나 백화점을 가면 참으로 친절한 것처럼 생각된다. 보기 좋게 진열된 상품들, 품목별로 잘 구분된 상품들, 그러나 친절하게만 느껴지는 마트와 백화점에 좀 이상한 것이 있다. 마트에 가면 내가 꼭 필요한 상품들은 매장 안쪽에 진열되어 있고, 눈높이가 아닌 위쪽이나 맨 아래쪽에 진열되어 있다. 불친절하게도 말이다. 백화점은 또 어떤가. 우리가 자주 가는 영화관은 맨 꼭대기 층에 있고, 생활용품 매장은 지하1층에 있다. 영화관이나 생활용품 매장이 1층에 있으면 매우 편리할 텐데 말이다. 백화점 1층은 꼭 값비싼 물건들로만 가득하다. 마케팅 이론에 의하면 꼭대기 층에 영화관을 두는 것과 지하 1층에 생활용품 매장을 두는 것을 각각 샤워효과, 분수효과라 부른다. 꼭대기 층에서 떨어지는 샤워기와 아래층에서 솟아오르는 분수를 이용해서 백화점에 들어서는 순간 흠뻑 젖는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백화점이 불친철한 것은 또 있다. 시계가 없고, 창문이 없다. 벽시계가 몇 푼이나 간다고 시계하나 걸어놓지 않고, 비싼 전기세를 내가면서 창문하나 만들어 놓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이 모두다 매출을 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해 넘어 가는 줄 모르고 쇼핑하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귀가시간과 친구와의 약속도 무시하게 하는 친절을 베푼다.


대형마트에서 매장 진열만 잘해도 매출이 30%가 늘어난다고 한다. 생필품은 찾기 어려운 곳에 진열하고, 우리의 눈높이에는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신상품과 기획 상품들로 가득 차 있다. 꼭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눈에 띠는 물건을 하나둘 구입하다보면 30%는 계획하지 않은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 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기업의 투명인간에게 소비자는 단지 성장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필요할 때는 닦고, 조이고, 기름칠해가며 사용하다 낡고 쓸모가 없어지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기계처럼 말이다. 쓸모가 없어진 기계는 비바람에 시달려 낡고 녹슬어가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단지, 자리만 차지하고, 눈에 거슬리는 존재일 뿐이다. 폐품을 처리하는 고물장수가 적당한 값만 치루고 처리해가기를 소망할 뿐이다. 상냥한 백화점 점원의 미소는 소비하도록 유혹하는 기름칠에 불과하다. 쉼 없이 소비하게 만들 뿐이다. 쉼 없이 일하는 기계는 빨리 마모되고 빨리 버려지듯이 열심히 소비할수록 빨리 쓸모없어지는 대상이 된다. 미래의 허름한 소비자는 백화점의 귀찮은 존재에 불과하다. 젊은 시절 헌신적으로 소비했다고 감사패를 주거나 고맙게 생각하여 친절하게 대해줄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백화점의 점원은 당신을 왕처럼 받드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당신이 당신의 분수도 모르고 멋지게 카드를 긋고 돌아선다면 당신에게 환한 미소와 상냥 어린 목소리의 점원은 무슨 표정을 지을까. 아마도 “한심하고, 불쌍한 인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양손가득 쇼핑백을 들고 백화점을 나서는 모습이나 카드가득 물건을 담고 계산을 기다리는 모습은 더 이상 풍요의 상징이 아니라 빈곤의 상징이다. 많은 소비는 그만큼 많은 유혹을 의미한다.


반대로 친환경 소비를 위해 생활협동조합 등에서 벌이는 소비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품위있는 절약 생활이 될 수 있다. 필요한 것만 계획해서 소비하게 되고 생산자에게 적절한 이익을 되돌려 주며 안전하고 믿을만한 소비재를 저렴하게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다.

절약은 단지 싸구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것을 적게 사서 버리지 않는 생활습관인 것이다. 또한 잡동사니를 보관하지 않는 소비를 하게 함으로써 공간을 더 넓게 쓰는 생활의 품격을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청소하는 것도 간편해 지기 때문에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절전형 멀티 탭을 설치해 전기세를 줄이려는 노력은 환경을 염려하는 품위 있는 부지런함일 뿐 아니라 매월의 전기세를 20%가량 줄임으로 돈 걱정을 줄여주는 일이된다. 그 정도의 금액은 우리 아이들에게 장래에 커다란 선물을 해줄 수 있는 정도의 금액으로 환산됨을 기억해 봐야 한다.


합리적인 경제적 의사결정은 선택과 포기의 과정이다.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장래에 필요한 것들, 소망하는 것들을 이뤄나가기 위해 절약은 생활에서 대단히 중요한 지혜이다. 바로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것까지 만들어주니 아이들에게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촌스러운 모습이 아닌 절제되고 품위있는 모습을 보임으로 존경까지 받을 수 있는 생활습관인 것이다.


친환경 소비, 더 이상 특별한 계층의 잘난척하는 이야기정도로 치부하는 문화가 아니어야 할 것이다. 투자로 한방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어리석은 믿음이 만연한 세상에서 절약이 구질구질한 짠돌이, 짠순이들의 이야기가 아님을 자각해야 할 때이다.


합리성과 지혜, 미래와 환경을 염려하는 공동체 실천이 보통 엄마들의 작은 생활실천으로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게다가 그렇게 아껴진 우리의 소중한 돈들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이고 우리의 행복한 노후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환경정의 다음지킴이본부 “에코맘이 간다” 첫강의 내용입니다.
제윤경(에듀머니 대표,‘나의 특별한 소방관’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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