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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저탄소와 녹색에 대한 희구

2009-03-09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현재의 저탄소 녹색 성장 전략은 성장에 보다 큰 무게 중심이 있으며 녹색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이자 더 적극적으로는 성장을 견인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재생가능에너지는 성장의 지렛대로 조명되고 있으며 나아가 기후변화대응 또한 새로운 기후친화산업의 토양으로 인식된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패러다임 내에서도 이제껏 환경주의자들이 주장해온 에너지 효율 개선이나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주요 정책목표로 채택되었지만 녹색이 성장을 위한 포장용 수사나 말의 성찬으로 보이는 것은 에너지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당연시하면서 전혀 녹색일 수 없는 원자력에 대한 강한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장전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으며 에너지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도록 하는 사회의 구조변화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서 몸집키우기 관점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진행되고 있을 따름이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생태적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집약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여전히 자원소비와 온실기체 배출의 절대적 증가를 동반하는 것으로 여전히 성장의 생태적 한계에 대해 무관심한 접근이다.


고유가는 석유에 현저하게 기대고 있는 현대 문명의 뇌관으로서, 물리적 한계를 안고 있는 석유문명으로부터 탈피할 필요를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 또한 과도한 에너지 투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산업사회의 생태적 한계를 보여주면서 새로운 문명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이 둘 모두에 대비책이 될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원자력은 방사능이라는 다른 어떤 에너지원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수반함으로써 생태적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고유가와 기후변화는 단순히 에너지원의 변화를 꾀할 것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에너지·자원집약적인 생활양식 혹은 성장지상주의적 개발방식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거울들이다. 하지만 현재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늘려나가는 접근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우리 사회의 에너지체제의 지속불가능성을 교정해나가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와 시장의 역할만 강조할 뿐 시민사회가 어떻게 이 문제에 결합할 수 있을지, 시민사회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어떻게 에너지체제의 변화를 일궈갈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위로부터” 진정한 변화를 기대하는 건 어쩌면 과욕일지 모른다.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민의는 선거나 투표를 통해 표로 표출되는데 현재 표심은 어떤 정권이나 인물이 에너지 저소비형 녹색경제로 잘 이행해나가려 하는지를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성장지표가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기에 보다 멀리 보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위로부터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하는 건 무리다.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위로부터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저변이 확대되고 그러한 움직임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바로 여기에 에너지체제 전환, 나아가 사회구조변화의 동력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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